도덕경 해설

故去彼取此
고거피취차

   도덕경 12장 해설

  도덕경의 핵심은 도에 관한 것이다. 도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여야 도를 통할 수 있는가 하는 방법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논하는 도의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가를 안다면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이미 반은 이루게 된다. 아직도 이 도의 실체를 모호하게 여기는 분을 위해 다시 한 번 명확히 도가 뭐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 보자. 기자가 말하는 도는 인간의 순수한 본성으로의 귀착을 말한다. 달

  리 표현하면 참 자아의 실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인간에게 참 자아가 있고, 거짓 자아가 있다는 말인가 하고 궁금해 할 것이다. 오늘날 인간에게 이중적 자아의 구성이 무엇이라는 것을 인류는 오랜 세월 그 실체를 탐구하여 알고자 노력해 왔던 바이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이중인격과 다중인격을 인간은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간의 이중성의 면모를 대충 인지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 참 자아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독자는 납득하리라 본다. 만에 하나 이것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 본다. 인간의 이중성 중 하나는 선(善)성이자 양심이며, 또 하나는 악(惡)성이자 비양심이다. 선성은 생명을 근간으로 한 모든 인간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고, 악성은 죽음을 속성으로 한 모든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일컫는다.

  현재 인간은 선성보다는 악성이 강하고 두텁게 역사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천수를 누리지 못하여 단명할 뿐만 아니라 괴롬과 고통으로 얼룩진 죄악된 세상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인간이 이러한 악한 속성에 따라 살고 있는 마음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도를 향해 가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바로 이 장에서 논하고자 하는 내용이 인간이 악을 버리고 선을 바로 세우는 도의 깨우침과 올바른 행실이 무엇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하겠다.도란, 무슨 거창하고 현실 세계를 뛰어넘는 아리송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본성인 선을 택할 줄 아는 분별지(分別智)와 변함없이 선을 견지해 나가는 행동하는 능력 배양이 바로 수도(修道)인 것이다.

  ▣ 五色令人目盲(오색영인목맹) : 오색은 사람의 눈으로 하여금 멀게 한다. 여기서 오색은 여러 가지 색으로 사람의 눈을 선으로부터 악으로 빠져들게 하는 온갖 화려한 색채와 모양으로 사람의 참 성품을 무너뜨리는 것들을 말한다.

  ▣ 五音令人耳聾(오음영인이농) : 오음은 사람의 귀로 하여금 어둡게 만든다. 여러 가지 소리는 사람의 귀를 어둡게 하여 올바른 소리를 듣는 귀를 어둡게 만든다.

  ▣ 五味令人口爽(오미영인구상) : 오색은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 여러 가지 맛은 사람의 미각을 자극하여 본래의 참 성품을 미혹하고, 또 상하게 한다.

  ▣ 馳騁   獵令人心發狂(치빙전협영인심발광) :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사냥하는 것 같은 오락놀이의 즐거움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한다. 비단 말을 타고 사냥하는 것만이 본성을 훼손하는 오락놀이가 아니겠지만, 여기서는 말 타고 사냥하는 오락놀이와 같은 것들이 인간의 참 성품을 흐트러뜨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영인행방) : 얻기 어려운 재화로 하여금 사람의 올바른 행실을 좇아 행하는 것을 방해한다. 인간의 참 성품은 돈이 많고 적음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돈을 목적으로 덤비다 보니 범부는 재화에 영향을 받아 참 성품을 상하게 되는 것이다.

  참 성품은 어디까지나 그냥 그대로 순수한 마음인 것이다. 재화가 있고 없고 간에 마음으로 참 성품 자체를 견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화로 인하여 인간의 마음이 악을 좇아 부정적 삶의 태도로 바뀌어 미혹된다는 것이 우스운 것이다.

  ▣ 是以聖人爲腹不爲目(시이성인위복위불목) : 그래서 성인은 내면의 참 성품을 지향하지, 외부의 감각적 유혹에 현혹되지 않는다. 범부와 성인의 다른 점은, 범부는 참 성품을 등지게 하는 외부적 대상에 눈이 팔리지만, 성인이나 도인은 인간의 참 성품을 상하게 하는 외부적 대상에는 관심이 없다. 항상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좇아 일관된 도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그런고로 도인은 저것(외부 감각적 자극)은 버리고, 이것(참 성품의 내실)만을 취하는 것이다. 도인의 수도와 연단의 행위는 바로 이러한 외부적 자극의 유혹을 물리치고, 항상 내면의 참 성품을 견지해 나가기 위하여 육체를 단련하고 마음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잠시도 삶을 태만하고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도의 열매인 항상 맑고 깨끗하고 즐거운 정신과 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의 구름과 같이 가벼운 육체의 상태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