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善 若水 (상선 약수)

도덕경 8장 해설   이 장에는 자연의 일부인 물, 그것이 갖는 본질을 떠올리면서 그 성질과 작용을 빗대어 인간 삶의 올바른 철학과 진실된 처세에 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이 지구상에서 물은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 요소이다. 물의 변화와 작용은 곧, 우리의 삶과 직결된다.   지구의 3분의 2가 물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물이 변하여 수증기가 되고, 비가 되고, 눈이 되어 지구 전반에 여러 가지 다양한 양태로 작용한다. 물과 생명체, 물과 인간과의 관계는 불가분의 그 무엇이다. 곧 물의 특성과 그 작용은 인간의 성정(性情)에도 세상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물이 인간의 정신과 삶을 말하고 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上善若水(상선약수):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이라는 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긍정적인 면을 볼 때에 최상의 선과 같다는 것이다.물이 없다면 지구상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가 없으니 이것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거기다 물은 인간이나 짐승처럼 서로 으르렁거리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능히 이루지 못한 것이 있을 수 없다. 과히 약하고 미미한 존재 같지만 위대한 과업을 완수하는 것과 같다.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故幾於道(고기어도): 사람들이 싫어할 곳 같은 낮은 곳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인의 정신과 처세와 흡사하다.   인간이나 짐승은 좋은 곳과 나쁜 곳과 이익과 불이익을 가리므로 서로 다툼이 일어난다. 남이 싫어하고 기피하는 낮은 자리와 손해를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머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참 인간(도인)의 성품인 어짊과 하심(下心)을 가졌다가 되고, 도를 터득했다가 되는 것이다.   다음에 나오는 아래 일곱 구절은 물의 성질과 작용을 빗대어 인간의 삶의 정신과 행동거지를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핵심적으로 잘 말하고 있다. 특히 문장 중에 선(善)자의 활용이 많으니 선의 그 다양한 뜻도 열거해 본다. 선(善): 착하다. 좋다. 훌륭하다. 잘하다.   居善地(거선지): 땅에 잘 거하다. 낮은 곳을 찾아 머무르는 성질을 이른다.                                    心善淵(심선연): 마음이 깊은 연못과 같아지기를 잘한다. 마음이 깊은 연못처럼 잔잔함을 말한다.   與善仁(여선인): 어진 성품을 닮다. 물은 조건 없이 주는 어짊과 베품의 상징이다,   言善信(언선신): 말에는 믿음이 있다.물은 그릇에 따라 담긴다. 있는 그대로 진실을 담고 있다.   正善治(정선치): 바르게 다스려진다. 물은 항상 평형을 이루듯 올바름을 유지한다.   事善能(사선능): 일은 능히 이루어진다. 물처럼 순리를 따라 살게 됨으로 능히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動善時(동선시): 행동에는 시의 적절하다.   한 방울의 물은 없는 듯 미약하나, 물이 모여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룬다. 인간의 일도 정신의 힘도 작은 것을 꾸준히 이루어 나가게 되면, 능히 큰일을 치적함과 같다.   夫唯不爭(부유부쟁): 위와 같이 도인은 물처럼 살되, 범부(凡夫)의 삶처럼 맞서고 다투지를 않는다.   故無尤(고무우): 고로 흠과 티가 없는 존재인 것이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