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주는 고통과 절망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잘못될지, 아니면 죽게 될지 인간의 생명의 존엄과 가치가 무참히 내던져지는 참혹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조희성 님은 그 속에서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님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무수한 죽음의 위협과 극한의 고통의 상황 속에서도 생명에 대한 집착과 하나님의 가호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조희성님이 스무살 때, 한국 전쟁이 일어났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쟁 속에서 죽어갔고, 살아 있는 자들은 죽음보다 더한 참화 속에서 견디어야 했다. 갓 스무살의 청년으로서 도저히 감내하기 힘든 고통과 사선을 수없이 넘나들었다. 끝없이 목숨을 위협해 오는 숨 막히는 순간순간은 마치 바람 앞에 촛불과 같았다.   이러한 혹독한 시련과 고난은 앞으로 다가올 위대한 인간 승리를 일궈내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위하여 거치지 않으면 안 될 불가피한 연단의 그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전쟁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참화 속에서 끝까지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고, 하나님이 살려 주실 것을 믿는 그 신실한 믿음과 인내가 결국, 긴 세월 죄악된 인간의 습성이 변화되어 마침내 죄와 상관이 없는 의인으로 거듭나는 발판이 되었다. - 편집자 주 전쟁이 주는 고통과 절망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잘못될지, 아니면 죽게 될지 인간의 생명의 존엄과 가치가 무참히 내던져지는 참혹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님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무수한 죽음의 위협과 극한의 고통의 상황 속에서도 생명에 대한 집착과 하나님의 가호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안경을 착용하신 조희성님 군인장교시절 모습   ◇ 전쟁의 포화 속, 죽음을 각오한 예배 인도   한창 젊은 20살 때,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났다. 북한군이 순식간에 쳐내려오는 바람에 어디로 피난 갈 생각을 못하고, 서울 흑석동에서 김포 고향 집으로 내려왔다. 그 전쟁의 포화와 잔악무도한 인민군들의 살상이 여기 저기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도 일요일이 되어 김포읍에 있는 장로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목사님들이 모두 피신하여 없고 예배 보고자 하는 교인들만 덩그러니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래서 이 사람이 학생 신분이었지만 교회 종을 치고 예배를 인도하였다.예배가 시작되고 조금 지나자, 인민군이 갑자기 나타나 출입구에서 이 사람을 향해 사격 자세를 하고 총을 쏘려 하였다. 그러나 이 사람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시간 반 정도 예배를 인도하였다. 당시에는 하나님을 증거하다 죽으면 순교가 되어 천당 가는 줄 알았던 고로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그냥 집으로 갔으면 그나마 무사했을 텐데, 그 와중에 이사람은 겁도 없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도를 하니, 인민군이 즉각 옆에 다가와 대검이 꽂힌 총으로 옆구리를 찌르며 “이 간나새끼 겁도 없이 전도를 해!”하며 이 사람을 연행하였다. 그래서 잡혀간 곳이 면사무소에 설치된 인민군 환영 위원회라는 곳이었다.   그렇게 되자, 이 사람이 인민군에게 끌려갔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면사무소에까지 와서 “이 청년은 모범적인 청년이니 죽이면 안 된다.”고 하며 인민군들 앞에서 풀어달라고 데모를 하였다. 당시 인민군들이 점령하면서 많은 우국지사와 정부요원들을 잡아다 죽이면서 공포정치를 했을 때였다.   당시 상황에서 인민군에게 이 사람이 붙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데모를 한 것은 공산 치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리지어 몰려온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외쳤다. “그 청년은 우리 마을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모범된 청년이다. 그 청년을 죽이려거든 우리를 먼저 죽여라!”그 당시 인민군 환영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람의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이셨던 김낙영 선생님이었던 것이다.   김 선생님은 이 사람 외삼촌의 친구이시기도 하였다. 때문에 이 사람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분이었다. 그 분은 이 사람이 총살당하게 될 것을 속으로는 바라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 사람을 석방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내보내게 되면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워질 것도 알고 있었기에 난감한 상황에 있었다.   때마침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데모가 거세게 일어나자 이를 핑곗거리로 삼아 선생님은 인민군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사람을 풀어 주게 되었다. 김낙영 선생님은 이 사람에게 조용히 타이르는 어조로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전도를 하고 다니느냐. 오늘 너는 내가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내가 살려줄 테니 앞으로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말고, 하루빨리 인민군에 들어와 우리 일을 협조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하며 내보내 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