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도덕경 7장 해설   하늘과 땅을 바라보면 그것이 늘 변함없이 존재하는 것과 같이 도인의 정신세계와 삶, 또한 그러한 것이다. 도를 이룬 사람은 인간의 본성을 따르는 사람이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아름답고, 청정하고, 자유하고, 행복하고 영원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음양의 속성과 죄악을 뒤집어 쓴 존재로 타락한 이후, 태어나서 병들어 늙고 죽어가는 지금과 같은 끔찍한 존재로 변질된 것이다.   도덕경은 이런 인간의 끔찍한 실상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순진무구하고 영원한 본성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염원과 이상을 읊으며 수심(修心)과 수신(修身)을 종용하는 것이다. 노자 도덕경의 핵심은 인간의 수심과 수신을 통하여, 비록 세속에 몸담고 살지라도 혼란하고 복잡한 세속을 초월한 삶을 살 것을 바란다. 대자연을 통하여 배우고, 그 원리를 터득하여 인간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는 삶의 처세와 인생철학의 진수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天長地久(천장지구): 하늘과 땅은 길고 오래되다  하늘은 늘 저렇게 변함없이 존재하고 땅도 그러하다. 하늘 아래 땅 위에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데도 말이다.   天地所以能長且久者(천지소이능장차구자): 천지가 늘 그러하고, 또 변함없이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체 하늘과 땅은 왜 그러하고, 오직 그 가운데 모든 생명 있는 것들만 비참하게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일까. 그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가?   以其不自生(이기부자생) 故能長生(고능장생): 그것은 스스로 살고자 하지 않는 것으로써 능히 오래 살게 되는 까닭이다  하늘 아래 땅위에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 상대와 다투고 죽이는 것을 서슴지 아니하며, 다른 생명을 희생해서라도 자기가 살려고 하는 구조 속에서 악순환을 낳고 있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본시 하나 된 생명체에서 분리되고 독립된 적대적 구조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 장구할 수 없는 것이다.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 그래서 성인은 그 존재를 뒤로 하여, 곧 그 존재를 앞에 두게 되는 것과 같다 지구 땅 위에 생명의 존재법칙이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엄밀히 존재하는 고로, 이러한 먹고 먹히는 구조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내세우게 되면 그 존재는 오래가지 못하고 망하는 법이다. 인간 사회 구조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위업과 공로를 자랑하고 내세우면 반드시 타인으로부터 시기와 질투, 적개심으로 공격을 받아 일신을 망치게 된다. 그러므로 성인은 항상 자신을 낮추고 뒤로 물러남을 즐거워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존중과 찬사를 받게 되니, 오히려 그 이름과 위신이 높아지며 먼저 있게 되는 것이다.   外其身而身存(외기신이신존): 그 몸을 밖에 물러나 있는 것이 그 몸을 보존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살되 몸과 마음을 내세우지 않고 밖으로 물러나 있는 것이 되레 그 몸과 마음을 잘 보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 안에 거하게 되면 특별히 나라는 것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데, 이것은 천지가 늘 존재하고 있지만 스스로 드러내지 않기에 장구할 수 있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非以其無私耶(비이기무사야): 그것은 곧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는가 성인은 사사로운 이익과 감정과 욕망 따위가 삶 속에서 배제된 고로, 항상 자신을 뒤로 하고 나서지 않는 것이다.   故能成其私(고능성기사): 그러므로 그 사사로움을 능히 다스릴 수 있는 까닭이다 천지가 오래 장구할 수 있는 것처럼, 성인도 또한 사사로운 이익과 감정과 욕망의 생존경쟁이 판치는 사지(死地)의 틈바구니에 자신을 내세우고 드러내지 않도록 능히 다스릴 수 있는 연유이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