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우주의 기원우주의 기원에 대한 설명 즉 우주론은 이미 원시시대의 신화에서부터 시작되어 현대의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탐구되어지고 있다. 신화의 우주론, 이것에서 영향 받은 각 종교의 우주론(기독교의 천지창조설, 불교의 삼천대천세계, 유교의 이기설 등)과 현대 물리학의 대폭발이론 등, 실로 우주에 대한 설명체계는 복잡다양하다.

  그런데 아무리 복잡 다양한 우주론이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하나의 공통적인 패턴(형태)이 있다는 것이다. 즉, 하나에서 여럿이 쪼개져 나온다는 것이다. 실로 모든 우주론은 하나에서 여럿이 갈라지는 것을 그리고 있다.예를 들어보자.“처음, 이 세상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도 세계는 존재했다. 세계는 발전하여 알이 되었다. 이 알은 일 년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윽고 갈라졌다. 갈라진 두 부분의 알 껍질 중 하나는 은이 되고 또 하나는 금이 되었다. 은이 된 알 껍질은 땅이고, 금이 된 알 껍질은 하늘이다.”라고 힌두교의 성전에서는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알(흑암이나 혼돈 등)이 상징하는 것은 아직 변화가 생기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하늘(남자)과 땅(여자), 낮과 밤, 어제와 오늘, 삶과 죽음 같은 구별이 세계 안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경의 창조론은 성경만의 독특한 것이라는 편협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성경이 인간의 생각에 의해 쓰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몽땅 주어진 것이라는 맹신 때문이다.

  그러나 옹졸한 독단과 맹신의 색안경을 벗고 멀리 그리고 크게 보라. 그러면, 성경의 창세기 역시 ‘원시인들의 창조신화’와 똑같이 인간의 보편적인 사고패턴의 발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태초에 ‘혼돈’하고 ‘공허’했으며, 여기서 ‘빛’이 생기게 되었다. 이 ‘빛’은 ‘빛’과 ‘어둠’으로 갈라지게 되었고, 빛은 ‘낮’, 어둠은 ‘밤’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하늘(양)’과 ‘땅(음)’이 나뉘게 되었다. 이뿐인가? 여자인 해와는 남자인 아담의 갈빗대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분리 전의 아담은 남녀동성인 하나의 표현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성경”의 창조관 역시 다른 원시인들의 신화적 사고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물음은 로켓이 우주를 나는 오늘날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 천체물리학에서 말하는 우주론은 고도의 과학적인 이론으로 뒷받침된 것이지만 결국 원시인들의 우주창조신화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즉, 그들은 지금의 우주를 시간을 역행시켜 되돌림으로써 결국 엄청난 밀도를 지닌 시공간을 포함하고 있는 일종의 우주알(cosmic egg)로 소급할 수 있다고 하고 약 150억 년 전에 핵자(양성자나 중성자) 정도의 밀도를 가진 이 우주알이 폭발하였으며, 그 후 우주는 고무풍선이 팽창하듯 계속 팽창하게 되었다고 하는 대폭발이론을 내세우는데 아무튼 이 이론도 신화적 창조론과 그 형태가 흡사하다.

    우주의 자발적인 힘과 유일신

  신화에서는, 태초의 둥근알은 창조적인 처음 힘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견해는 형이상학적인 ‘태극(太極)’, ‘기(氣)’, ‘무(無)’, ‘일(一)’과 같은 이상적인 상태에서 만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나왔다는 동양적 사고와 통하는 점이 있다.이에 반해, ‘유일신관(唯一神觀)’에서는 초월적 하나님과 같은 유일신이 창조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태초에 하나님(God)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1:1)” 이렇게 유일신관은 우주의 기원을 초월적 하나님에게 떠맡긴다. 이처럼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데 있어서 이 세계를 초월한 존재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성경을 쓴 사람들은 이성이 덜 깬 원시인들과는 달리 구체적인 사물들에게 추상하여 하나의 보편성(유일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성능력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과 인간의 이성작용의 구조는 그들이 처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유일신관이 태동된 곳은 유목문명이 발달한 중동의 사막지대이다. 삭막하고 수시로 다변하는 곳에서 인간이 의지할 곳이란 하늘밖에 없다. 그들 눈에 비친 하늘이야말로 유일 절대적이고 영원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포근한 안식처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간은 논리적 비약을 좋아하는 이성에 의해 추상된 환상(초월적 하나님)에다가 인간과 우주의 기원 문제에서부터 인간의 생사화복문제까지 모든 문제를 떠맡겨 버린다. 그리고는 모든 문제가 깨끗이 해결된 양 착각적 안식을 취한다. 정말 어리석은 이성의 장난이요 거룩한 망상이다!

다음 호에 영생학의 견해가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