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산상수훈전

  세계 종교인들이 애타게 찾던 진리의 신(神)은 이제 하늘 위에 계신 것이 아니다. 이미 이 땅위에 계신 것이다. 오늘도 만민을 평등하게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면서 생명의 양식을 부어주고 계시다. 그러나 이 땅위의 종교가들은 오히려 하늘 꼭대기에 올라가 앉아 있는 신만 부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제는 하늘에 있는 신이  땅으로 내려올 차례인 것이다. 승리자는 그 무엇을 이긴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의 마음을 이긴 자이다. 고로 자신을 이기지 못한 인간들은 아낌없는 박수로써 그 찬란한 승리를 인정해야 하리라.

    대반열반경 38권 가섭보살품 12-6 367쪽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쭙되, “어떠한 것이 청정한 범행(梵行)입니까?” “선남자여, 온갖 법이 그것이니라”

  “세존이시여, 온갖 법이라 함은 뜻이 결정되지 않나니, 왜냐하면 여래께서 혹은 선과 불선을 말씀하시고, 혹은 중생이라 말씀하시고, 혹은 바른 소견과 나쁜 소견을 말씀하시고,

  혹은 십이부경을 말씀하시고, 혹은 이제(二諦)를 말씀하시더니, 여래께서 이제는 온갖 법이 깨끗한 범행1)이라 말씀하시니, 어떠한 것이 일체법이 되오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이 미묘한 대열반경이 모든 선한 법의 보배광이니라. 마치 큰 바다가 여러 가지 보배의 창고이듯이, 이 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온갖 글자와 뜻의 비밀한 창고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수미산이 모든 약의 근본이 되며, 허공이 온갖 물건이 있는 곳인 것처럼 이 경도 그와 같아서 온갖선한 법의 머무는 곳이니라.

  선남자여, 이 경은 열반성(涅槃城)에 나아가는 장사꾼의 우두머리니, 모든 보살들에게 법의 광명이 되는 것이 마치 세상의 해와 달이 어둠을 깨뜨림과 같느니라. 이 경이 병들어 고생하는 중생들에게 훌륭한 약이 되나니 마치 세간의 다리가 모든 사람을 건네는 것과 같느니라. 이 경은 두려움이 없는 큰 왕이어서 모든 번뇌의 악마를 깨뜨리는 것이 마치 사자왕이 뭇짐승을 항복하는 듯하니라.  

  이 경은 모든 생사의 과보를 파괴하며 법에 목마른 중생에게 감로수가 되나니 모든 하늘들의 눈이며 모든 사람의 바른 길이며 모든 시방(十方) 중생의 위없는 그릇이며 시방의 과거 미래 현재의 여러 부처님의 부모니라”

    해설

  이 경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의 부모가 된다 하셨으며 모든 경 가운데 가장 뛰어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하셨으니 이 경의 중요성이 얼마나 심대한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의 핵심사상인 상락아정 즉, 완전한 해탈이요 죽음이 없는 영생(永生)의 진리를 믿고 보살마하살을 의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대반열반경을 설함으로써 석가세존의 할 일은 끝난 것이다.

  이제 책임은 현재의 불제자 손에 달린 것이다. 가섭존자가 이 열반경의 대미(大尾)를 이루는 맨 마지막 부분에 여쭙기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참다운 모양이라 이름하나이까?” “선남자여, 모양이 없는 모양(無上之相)을 참다운 모양이라 이름하나니라”

  나와 남이라는 생각, 남자와 여자라는 생각, 원인과 결과라는 생각, 종교와 종파라는 등의 구별하는 모양이 없을 때 진정한 진리라는 이러한 말씀을 듣고 조석으로 석가세존에게 예불을 올리고 기도하는 불제자라면, 모든 것을 방하착(放下着)2)하는 심정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최후의 유훈을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그때야 석가세존의 제자로서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한편 현실적인 생활인으로서도 경기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탄생한 이상에는 그를 축복하고 찬양해 주는 것이 진정한 페어플레이 정신이고, 그럴 때 그 승리의 기쁨은 누구에게나 다 같이 향유할 큰 잔치가 될 것이다. 이 잔치는 육천 년 동안 있어온 모든 인류가 빠짐없이 동참하는 큰 잔치이다.

  이럴 때 불교인들은 스스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자세로써 그들을 인도하고 대접하는 이름없는 안주인같은 마음으로 저 보현보살의 큰 행원과 관세음보살의 큰 자비심으로 누구라도 서운해 하지 않도록 마음을 낮춰서 그들을 대접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또한 미륵부처님과 석가세존 모두의 은혜를 갚는 행위일 것이다.

  또한 불교 경전에서 볼 수 있듯이 배고픈 호랑이에게 자신의 몸을 던져 먹이로 주었다는 석가세존의 전생담(前生談)이나, 가리왕에게 몸이 갈가리 찢겼을 때에도 나라는 생각(我相)이 없었기에 화를 내거나 원망하는 생각이 일체 없었다는 금강경에서의 교훈을 남긴 석가세존의 위대성은 시대가 변해도 그 가르침이 조금도 변치 않는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시점에서 볼 때 종교의 구분을 떠나서 완전한 해탈자가 오면 자신의 제자들은 모두 그분에게 귀의하라는 유훈을 남긴 것만 보더라도 그러한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불제자들은 모두 다 궁극의 완성자인 미륵여래에게 귀의하여 무한한 복락을 누려야 할 것이다.

  **각주

  1) 범행(梵行): 청정한 행위
  2) 방하착:(放下着): ‘내려놓아라’ ‘그만 잊어라’는 뜻의 선종 용어

이번 호로서 ‘팔만대장경의 비밀장’의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