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생각에 따라 숭고한 일이 되고 지겨운 밥벌이가  된다
룰루랄랄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여느 때처럼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났다. 잠은 충분히 잔 것 같고, 몸도 컨디션이 괜찮았다. 오늘은 좀 더 일찍 나가야겠지! 내일은 3월 1일 국경일이니까. 평상시 물량의 두 배를 배달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습관적으로 시간을 보지 않고 행동을 재촉해서 나갔다. 밖에 나와 보니 대기는 약간 안개가 끼었고, 날씨는 영하 1~2도로 느껴졌다.

  한 쪽 켠에 한 10 대의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늘 다니는 코스를 따라 배달을 시작하였다. 처음 경유지를 지나 그 다음 집을 들어가려는데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배달 고정 시간대는 항상 새벽 3시 반경쯤이었다. 근데 그 집 대문 앞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그날따라 후문이지만 항상 새벽이면 바리게이트가 차단되어 있었어야 했던 것이 오늘따라 활짝 열려 있는 것이었다.

  참 이상한 일이군! 생각하면서 그 지역 배달을 몇 군데 마치고 나와 큰 대로로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때 같으면 이 시각쯤이면 심야 택시나 새벽 화물차가 어쩌다 한 두 대 지나가야 하는데 상당히 많이 지나간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음 코스로 가는데 이번에는 더욱 더 이상했다. 다른 때 같으면 거의 한 사람 볼까 말까한 곳에 제법 사람이 많이 온수역 방향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도대체 뭔 일이야! 이 사람들은 잠도 안자고 왜 이리 늦게 돌아다닐까? 하고 의아해 하면서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어젯밤에 오토바이 기름이 다 되어가서 기름을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왔기 때문에 근처 알뜰주유소로 갈 생각으로 오토바이 기름 표시계가 거의 바닥을 가리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평상시 다니던 알뜰주유소에 들렀다.

  마침 어제 밤 9시 쯤 기름을 넣으려다 안 넣고 그냥 올 때 봤던  젊은 직원 분이 있어서 친근감을 가지고, 아니 밤에도 주유하시더니 지금까지 하시네! 하고 아는 척을 하였다. 그러면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하느냐고 약간 궁금한 생각에 물었다.

  그랬더니 그 분이 하는 말이 “보통 때는 새벽 한 시까지 하는데 오늘은 같이 일하시는 다음 교대자가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는다고 해서 이렇게 늦게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요! 지금까지 지나온 일련의 상황들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점점 커지면서 “지금 몇 시예요?” 하고 물었다. 그 분이 말하기를 “지금 1시 20분”이라는 대답이 되돌아왔다.

  아! 그렇구나. 내가 시간을 잘못 알고 여태껏 늘 새벽 3시 20분쯤이라는 감(感)만으로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움직였었구나. 지난 순간순간 들이 아스라이 스쳐 지나가면서 어이없는 착각의 연속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싱거우면서도 재밌는 웃음이 입가에 피어났던 사건이다.

  ☆ 여러분들의 직업 생활이 영생 길을 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라면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 짧은 에피소드 속에서 여러가지로 뭔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우리 승리제단 청년 대다수는 신앙생활을 주(主) 목적으로 하고 부수적으로 이렇게 새벽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합니다.  오직 희생과 봉사로써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던져 매진합니다. 세계 만민을 구원하려는 사명의식과 대의를 품고 일체의 개인의 안위와 부귀영달 따위는 아랑곳 않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특별합니다.

  평상시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을 따로 구분하지 않기에 세속 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신을 짓이기는 생활, 낮아지는 생활, 인내하는 생활, 자기 강화의 생활, 절제의 생활, 자립 생활 등 수행의 모든 요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의 기본은 철저히 자기의 욕망과 이익과 잡념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의로운 생활, 영생 길을 가기 위한 금욕생활의 기본인 것입니다.

  이러한 삶은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엄격한 율법의 테두리 내에서 흐트러뜨리지 않고, 영생 길을 반듯하게 가기위한 방편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변함없이 영생 길을 끝까지 가기 위한 습관을 지니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힘차게 새벽을 가르며 오토바이 배달 등 여러 가지 부업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새벽 배달이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부나 어떠한 악천후 속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에겐 단순한 돈벌이가 아닙니다. 바로 백절불굴의 투지로 “영생의 목표”를 향하여 정진해 가는 데 필요한 보조 수단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의 모든 각자의 직업이 오직 영생 길을 가기 위한 수단과 방편이라면, 어떠한 직업도 아름다우면서 거룩하고 위대한 천직(天職)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궁극적 행복인 영생 길이 결코 일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음을 명심합시다. 그 일하는 가운데 보람과 의미를 찾고 감사와 만족을 느낄 수 있다면 꼭 영생의 길이 험난하여 아득히 먼 길이 아닙니다. 순간순간 재미를 느끼며 즐기면서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은 줄도 모르는 새” 성취되고야 말 것입니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