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진정한 학문과 종교가 없었다”이것은 이긴자의 천지개벽의 역사를 알리는 서막의 사자후요, 인간에 대한 통쾌한 해명 선언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인간이 행해 온 학문과 종교는 결과적으로 진실 아닌 허상만을 추구해 왔는데 바로 ‘자신’에 대한 깨달음은 도외시하고 ‘외부적 대상’에만 주목해 왔던 것이다.

  <물리학>은 물리적 대상 그 자체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거기에서 문제의 열쇠를 찾으려 하고 <철학>은 어떤 대상과 현상에 대한 지식만을 구하고 그 관념의 체계가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종교> 역시 초월적 신(神)에게 주목하려 하며 그 대상인 신에게서 문제의 해답을 찾으려 한다. 바깥의 대상만을 주목한 학문과 종교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관념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을 모르는 대상적 앎이란 결국 희미한 단편적 지식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이 세계를 재는 척도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척도가 되는 자의 눈금이 희미한데, 어떻게 그것으로 측정되는 대상물들을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참으로 진정한 지식은 인간의 본질을 아는 <내면적 통찰>에 있는 것이다. 모호한 미망의 잠에서 깨어나 또렷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오랫동안의 허무한 방황을 단호히 종식하고 지금 여기에 서 있는 <나>, 살아 약동하고 있는 실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바로 <피의 원리>는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인간은 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가?”<피의 원리>는 이와 같은 인간의 문제에 대한 통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피>는 구체적이며 보편적이며 역동적인 실상이다.

  그러한 <피>의 실상으로써 죽음이라는 전제 아래의 뒤틀리고 왜곡된 학문적, 종교적 개념들을 올바로 녹여 하나로 규명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의 원리>는 형이상학적 공론, 희미한 관념조각의 나열, 화려한 언어유희가 아니다.피의 원리!그것은 살아 꿈틀거리는 인간과 우주의 진실 그 자체이며, 하나 된 새로운 인간과 통일적 세계를 창출하기 위한 살아있는 철학이다.

  “죽음을 죽였노라!”<이긴자>의 음성은 우주를 흔들어 버릴 듯 우렁차고, 그 행위는 위풍당당하며 그 마음은 온 우주를 감쌀 정도로 넓고 포근하다. <이긴자>의 외침은 아무 거칠 것 없으며 자신에 차 있는 것이다.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는 사망의 조류였다. 바깥의 대상에서 문제의 열쇠를 구하려고 한 인간의 행위는 인간문제의 해결은커녕 오히려 많은 문제덩어리들만을 파생시켜 온 것이다.

  애초에 학문과 종교는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존재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그 학문과 종교가 인간을 구속하고 파멸시키는 기능으로 전락해 버렸다. 가치가 전도되고 만 것이다.인간은 물질(과학), 이데올로기(철학), 신(종교)을 위하여 인간을 죽이는 오류를 범하여 왔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물질, 이데올로기, 신 등은 인간의 그림자와 같은 허상이요, 인간 위에 군림하는 우상이 되었다.

  그것들은 인간에게 금방 자유와 행복을 던져 주는 듯 생각되었지만, 결국 잡히지 않는 허무한 뜬 구름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물질, 이데올로기, 신은 각각 이름은 다르나 한 허상의 사생아들인 것이다.바로 <피의 원리>는 죽음의 원리가 아니라 온전한 생명의 원리이다. <피의 원리>는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인간 몸에 구현시키는 새로운 인간혁명의 원리이다.

  이것은 바깥의 대상을 변화시킴으로써 문제의 열쇠로 삼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이 먼저 변화함으로써 문제를 소멸시키려는 것이다.불사(不死)에의 도전!그것은 결코 죽음의 두려움 때문에 추구하는 목표일 수 없다. 그것은 지고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의미 추구요, 인간완성을 위한 필수적 요건이다. 인간완성은 바로 우리가 소망하는 바 진정한 행복과 자유와 평화의 성취 행위인 것이다.*

(다음 호에는 제 1강 ‘피의 원리, 이것이다’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