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자고로 죽기보다는 살기를 원합니다.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본능입니다. 죽음을 정당화한 어떠한 미사여구도 위선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은 이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죽지 않고 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죽기를 싫어합니다. 왜일까요? 그 원인을 모르니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요.

  사람이 죽는 원인은 나이 때문이 아닙니다. 이것은 죽음의 피상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사람이 죽는 진짜 이유는 바로 ‘피의 썩음’에 있습니다. 피가 썩어서 죽는다는 것은 단순한 것 같지만 엄청난 진리입니다. 진리는 사실 우리들 평범한 인간사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알았으면 그 원인을 제거하면 죽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죽음의 원인을 제거하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습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모든 삶의 가치와 목적이 영생에 그 초점을 맞춰야 할 때입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에의 도달은 궁극적으로 죽음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지나온 인생의 총론이 그것을 말하고 있는데 어리석게도 그것을 애써 부인한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입니다. 이제는 국가와 민족, 인종과 종교 등 우리를 쪼개고 나누는 고통과 죽음에 이르는 분리의식의 칼날을 버리고, 인간의 선한 가슴 속에 뜨겁게 고동치는 피의 에로스(본향)인 영생의 목표로 하나 될 때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불안과 공포와 죽음이 없는 아름다운 천국을 강렬하게 동경합니다. 우리의 붉은 핏속에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을 더듬어 인간의 본향을 되찾는 놀라운 천지개벽의 역사가 새해 벽두에 시작되기를 바랍니다.여러분! 영생의 고지를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높은 산이라고 속단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옛 시조에 이르기를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고 읊었습니다. 이러한 교훈을 아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지금 당장 그것이 교훈하는 바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일 것이라 봅니다.

  1876년 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던 윌리엄 클라크는 모든 면에서 낙후되고 불모지와 같던 일본에서 젊은이들을 향해 명확한 꿈과 이상을 심어주어 마침내 ‘일본의 근대화’를 이루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가 일본 젊은이들에게 했던 유명한 “청년이여, 대망을 품어라!”는 말처럼, 영생의 불모지이던 이 나라에 영생의 개벽된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러분들 새해에는 “영생의 대망을 꼭 품어 보십시오”라고 외칩니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