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론에 이르기를 음행(淫行)에는 여섯 가지 종류가 있으니 이성(異性)간이나 내지 꿈속에서라도 행하는 등이다. 비록 가볍고 무거운 차이는 있더라도 지혜의 마음을 잃어버리기는 매 한가지이니라(수능엄경 8권 사중계율).”

  능엄경에서 또 설하시길 “만일 음욕을 끊지 않고 선정(禪定)을 닦는 자는 마치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 백천 겁이 지나더라도 다만 뜨거운 모래일 뿐이라. 이와 같은 설은 부처의 설이요 그렇지 않은 것은 악마의 설이다(수능엄경 6권 사중계율).”라고 하였다. 이제 이긴자께서도 어렸을 때부터 음란을 혐오했고 평생에 걸쳐 싸워서 이겼고, 이제는 제자들에게도 음계(淫戒)의 중요성을 제일 강조하신다.

  대반열반경 13권 성행품 7-3 128쪽

  “선남자여, 마치 임금이 밖에 행차하면 대신과 권속이 모두 따라다니듯이 사랑도 그와 같아서 사랑이 가는 곳에는 모든 번뇌들이 따라다니느니라. 마치 끈끈한 옷에는 티끌이 와서 닿는 대로 붙나니 사랑도 그와 같아서 사랑하는 곳을 따라서 업과 번뇌도 머무나니라. 또 선남자여, 축축한 땅에는 모든 싹이 잘 나는 것처럼, 사랑도 그러하여 모든 업과 번뇌의 싹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사랑을 깊이 관찰하는  데에는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빚을 갚는 데 남음이 있는 것 같고,

  둘째는 나찰의 딸을 아내로 삼은 것 같고, 셋째는 아름다운 꽃가지에 독사가 감긴 것 같고, 넷째는 식성에 맞지 않는 나쁜 음식을 억지로 먹는 것 같고,

  다섯째는 음란한 여자와 같고, 여섯째는 마루가의 씨와 같고, 일곱째는 부스럼 속의 근(根)과 같고, 여덟째는 폭풍과 같고, 아홉째는 살별과 같느니라. 어찌하여 빚을 갚는 데 남음이 있는 것 같다 하느냐.

  선남자여, 어떤 가난한 사람이 남의 빚을 졌을 적에 아무리 죄다 갚으려 하여도 남은 빚이 있으므로 옥에 갇히어 있으면서 석방되지 못함과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도 그와 같이 사랑의 남은 버릇이 있으므로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나니,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빚을 갚는 데 남음이 있는 것 같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찌하여 나찰의 딸로 아내를 삼은 것 같다 하는가.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나찰의 딸을 데려다가 아내를 삼았더니 그 나찰의 딸이 아이를 낳는 대로 잡아먹고 아이를 모두 잡아먹고는 또 남편까지 잡아먹었느니라. 선남자여, 사랑은 마치 나찰의 딸처럼 중생들이 선근(善根)의 아이를 낳으면 낳는 대로 잡아먹고, 선근의 아이가 끝나면 또 중생까지 잡아먹어 지옥 축생 아귀에 떨어지게 하거니와 오직 보살은 제외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나찰의 딸로 아내 삼은 것 같다 하느니라.”

해설

  보살마하살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긴자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보통사람과 똑같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갖고 수없는 좌절 속에서도 지지 않고 자신과의 끝없는 투쟁 속에서 한 단계 한 단계 이겨 나갔던 것이다. 본문에서는 보살마하살의 애욕에 대한 금기를 그리고 있다.

  ◇ 개 같은 새끼

  “이사람은 19세부터 마음으로 죄를 짓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며 여자 치맛자락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땅만 보고 다니다가 전봇대를 들이받아 정신이 혼미해진 적도 있었다. 또한 여자가 길을 물어도 벙어리처럼 묵묵부답으로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고로 정욕이 일어나면 자신에게 ‘개 같은 새끼’라고 욕을 마구 퍼부으면 올라오던 정욕이 스스로 죽었던 것이다. 또 어떤 때는 부지중에 마음으로라도 실수하면 너 같은 건 죽으라고 시멘트벽을 들이받고 뇌진탕 상태에서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만에 깨어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런고로 죄를 안 지으려고 마음으로 애를 쓰고 기를 쓰고 매닥질을 치며 치열한 마음의 싸움이 있어야 변화가 오는 것이다.”

  ◇ 음양(-+)의 스파크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음과 양의 신이 곧 사망의 신(神)이요 마귀의 신이다. 그런고로 음양을 초월하지 않고는 마귀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며, 죄악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것이다. 본래 우주가 하나였으며 하나님의 몸이요 부처님의 몸이었던 것을 ‘나’라는 의식 즉 선악과가 들어옴으로 말미암아 남자와 여자로 쪼개지면서 모든 만물도 음양으로 갈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육천 년간 계속해서 전쟁과 죽음과 무지와 병고로 인간이 죽어갔으며 만물도 썩어갔던 것이다. 여러분들이 아는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온갖 기쁨은 진정한 기쁨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이 따르는 거짓 기쁨이요 순간과 찰나에 속한 쾌락인 것이다.

  그것은 추하고 더러운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다. 마치 전기에 (+)와 (-)가 있어 서로 접촉할 때 방전이 되고 소모가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과 양이 존재하면 피가 썩고 질병이 오고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나’라는 것에 의하여 욕심이 나오고 정욕이 나오고 감정이 나오는 것이다. 감정이 없으면 남성, 여성을 벗어난 중성적인 상태가 된다. 이 하나의 속성에 기쁨과 희열과 평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께서는 음양의 감정을 완전히 극복해야만 청정한 도(道)의 세계에 들어간다고 강조하시는데 이제 음란에 대한 정의를 남녀 간의 감정만이 음란이 아니라,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거나 또는 한 생각이라도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음란의 상태, 즉 번뇌의 속성이라고 단정하시는 것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