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모든 사람들이 또다시 피난길에 오르고 있었다. 서울 시내는 피난길을 떠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사람들은 한시라도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한 사나이가 가방을 든 채 은행으로 바삐 들어가고 있었다.

   “여기 빌린 돈을 갚으러 왔습니다.”사나이가 서류가방을 열면서 말했다. “빌린 돈을 갚겠다고요? 이 난리 통에? 대출 장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대출장부도 분실되었을 것이 틀림없어요.” 사나이는 잠시 어떻게 할까 망설였다. ‘지금 내가 빚을 갚아도 그 돈이 제대로 처리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거듭한 끝에 기어이 빚을 갚기로 결심했다.

  사나이는 은행원들에게 빚을 갚겠다고 말하고는 그 대신 그 영수증에 그 은행원들의 도장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얼마 후 또다시 급하게 융자가 필요해진 그는 부산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 은행본점을 찾아갔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대출신청은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는 대출 받기를 포기한 채 은행 문을 나서다가 문득, 자신이 서울에서 갚은 빚이 잘 정리되었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받은 영수증을 꺼내서 대출담당과장에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한 장의 영수증이 모든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그는 이 영수증으로 자신의 신용을 증명할 수 있었고 융자를 대출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출 받은 자금과 신용을 바탕으로 몇 가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그것을 통해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유리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정직함’으로 크나큰 일을 해낸 그는 바로 한국유리 주식회사의 설립자 최태섭 회장이다. 그를 사업가로 다시 일어서게 만든 자본은 바로 이렇게 축적된 것이다.1965년부터 1995년까지 포춘(fortune)지 500대 기업으로 선정되었던 1,435개의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3배 이상의 누적 주가수익을 달성한 기업은 11개 기업뿐이었으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11개의 초우량 기업들의 성공 요인이 탁월한 리더십에 있었다고 한다.

  성공하는 초우량 기업의 리더는 인간적 겸양과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리더로, 사업가로서 열정적으로 일을 추진하여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나서 성공에 대한 공을 타인에게로 돌리는 겸손한 인간적 성숙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또한 뿌리가 깊은 나무가 바람에 쉽게 흔들리거나 뽑히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인격을 수양하고, 여러 가지 자질들을 갖추고 있어야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구성원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리더는 여러 가지 리더들의 특징들이 모여 탄생한다. 리더십은 삼각대라는 말이 있다. 한쪽 다리는 열정 혹은 정열이고 또 하나는 능력 혹은 전문성이며 나머지는 성실 혹은 도덕성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