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양심이 없는 자는 없다. 아무리 악하고 죄 많은 사람이라도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다. 양심은 죄를 범하고자 할 때 그 죄를 지적한다. 선행(善行)인 경우엔 기뻐한다. 양심은 마음속으로 행하여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좋고나쁨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 순수한 양심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나라는 의식이 훨씬 크게 그 마음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는 의식이 점차 커짐에 따라 양심의 영은 점점 무너지고 그 힘은 나약해진다. 인간은 누구나 양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욕심의 향방에 이끌리는 것은 ‘나’라는 욕심의 영이 인간의 마음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양심에 따라 행동할 때 인간의 마음은 당당하고 평화적이다. 그 속으로부터는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그러나 비뚤어진 마음, 욕심으로 가득 찬 마음은 당당하지 못하며 생명력도 감소하게 된다. 그 마음은 무엇인가를 숨겨야 하고 평화스럽지도 못하고 겁이 나서 흠칫흠칫하며 스스로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 그 마음은 ‘나’라는 의식에 속하며 또한 사망에 속하는 마음이므로 항상 고통이 수반되는 심정으로 지내게 된다.

  이에 반하여 양심에 속해 있는 경우는 가령 그 몸이 고독한 경우에도 마음은 극히 평화롭고 생명력이 넘쳐흐르게 된다. 양심은 힘을 넘쳐나게 하며 기쁨과 희열이 솟아나게 하여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영향를 미친다.  인간만이 신이 아니다. 이 세상 만물은 본질적으로 모두가 신이다. 살아 있는 생물뿐 아니라 철이나 바위와 같은 무생물까지도 그 속에는 생명의 신이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생명의 신을 사악한 사망의 신이 지배하고 있으므로 사망은 생명을 계속 좀먹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이 세상의 만물은 썩어서 죽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생명력을 마음껏 발현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일과 이 세상 만물이 영원무궁토록 빛을 발하지 못하고 썩어가는 것은 같은 이유이다. 그것은 사망의 신이 생명의 신보다 우위에 서서 만물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도 늙고 병들어서 죽어가는 것이다. 나이와 함께 인간의 피는 썩어가며 그 마음도 썩고 나무나 철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쇠하고 녹슬어서 소멸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사망의 신에게 포로가 되어 썩어서 죽어가는 만물 속에서 생명의 신이 재차 사망을 이기고 인간과 만물의 생명을 부활시키는 일. 이것이 영생학의 핵심이자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