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는 생체에너지의 활동이 정지되었음을 죽음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진귀한 체험자가 있는 법이다. 죽었다가 되살아났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의학적으로는 사망했다고 하지만 실은 그 체내의 미묘한 생체에너지가 잔류하였기 때문에 재차 피가 활동을 시작하여 소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은 사후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다.

  생생한 꿈과 같은 환상이지만 유체이탈이라는 상태를 체험한 것이다. 의식이 몸에서 탈출하여 공중에 떠서 자고 있는 자기 자신의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고, 어떤 힘에 인도되어 깊은 골짜기 길을 잠시 걸어가는 동안에 넓은 광장으로 나갔으나 그곳에는 거대한 기와집이 있었고, 그곳을 들여다보니 많은 사자(死者)를 심판하고 있는 광경이 보였는데 탁상 위에는 두꺼운 장부가 펼쳐져 있었으나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보고 안심하고 곧 정신을 차려 집으로 돌아갔더니 되살아났다라는 종류의 이야기이다.

  이와 같은 유체이탈현상은 되살아난 사람만이 체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도하고 있는 중이라든지 깊이 잠들어 있는 중에 또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모두의 공통된 특징은 이탈자의 신체가 경직되어 굳어지면서 가사(假死)상태에 빠지는 일이다. 그리고 자신의 의식은 판연(判然)하여 그 사이의 영상도 선명하게 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이탈자의 의식이 육체로부터 탈출하여 공중에 떠있을 때는 소용돌이와 같은 현기증이나 자신의 의식이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하는 것을 느끼는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유체이탈을 체험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상태가 너무나 명료하고 더구나 현실성을 띠고 있으므로 육체와 영이 분리된다는 현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도 이탈자 자신의 피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선 그와 같은 체험은 이탈자의 자신의 상태(소변이 마려울 때나 자세와 머리의 방향과 위치)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유체이탈현상도 육체가 심리적으로 또는 생물학적인 조건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탈자의 체험은 당사자의 사상과 종교들의 영혼관에 따라 현상도 각각 달리 나타나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독교 신자는 유체에서 천국을 보고 왔으며, 불교신자는 부처님이 계신 극락정토를 보고 왔다지만 영계(靈界)가 있어 그곳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그 인간의 정신세계를 반영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즉 극락세계와 천국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이 영상으로서 나타난 것으로써 생전의 기록이 피에 녹화되어 있으며 생각하고 있었던 장면을 소재로 한 피의 작용에 따라 실존하고 있는 것 같은 환상이 나타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유체이탈의 체험을 바탕으로 천국과 극락의 존재를 역설하고 있는 것은 근거가 없는 가상(假想)설에 불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