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성자의 말을 읽어냈다면 마음속에 성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좋은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의심해 볼일이다.

 요즘시대의 독서광하면 MS사의 빌게이츠를 빼놓을 수 없다.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며 인문학을 통해 창조와 상상의 세계가 가능했음을 강조한다. 세계 경제 부호 2위로 꼽히는 워렌버핏의 일과는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읽는 것으로 끝날 정도로 일반 사람들에 비해 5배 이상 되는 독서력을 자랑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 역시 매주 책 1권은 독파하는 공부벌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을 명철한 시각으로 보기 위해선 ‘책’의 위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바이의 히로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수천 편의 자작시를 발표한 시인이기도 하며, 영국의 잡지 왕 펠릭스 데니스는 연간 2백여 권의 책을 읽고 시집까지 출간하는 CEO 시인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리더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우선 손꼽힌다. 그는‘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에 충실할 것’을 생활신조로 삼고, 논리적 설득으로 수긍이 가도록 하는 인물을 등용하기로 유명하다. 청와대에 입성하는 날 대형 트럭으로 2대 분량의 소장 도서를 갖고 들어간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개인 소장 도서가 1만 5천 권이 넘는다고 한다. 늘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두어 한시라도 책과 떨어지지 않았으며 철학, 역사, 경제, 여성지 등을 섭렵할 만큼 해박한 지식으로 내공을 쌓은 인물이다. 그의 서재의 책들에는 메모가 빠짐없이 돼있을 만큼 그의 삶의 재산이다.

  우리나라 CEO 중에도 ‘독서경영’이라고 하면서까지 독서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서는 독서광 CEO들이 꽤 많다. 안철수 연구소 안철수 소장은 정독을 원칙으로 삼는 다독가로 정평이 나 있다.

  아마존닷컴의 추천 책은 거의 빠짐없이 읽는데 꼼꼼히 읽어가며 메모를 따로 해두는 습관을 갖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한 달 평균 20~30권의 책을 읽을 만큼 독서 지략이 대단하다.

  KBS <책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더욱 책읽기 재미에 폭 빠졌다는 개그우먼 김미화씨를 비롯, 영화배우 김혜수씨도 알아주는 독서광이다.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도서관이나 인근 대형 서점을 찾는다. 자신의 전공분야 외의 과학, 심리, 의학, 천문학 등을 넘나들며 책을 읽는다.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이 이렇게 열정적 독서를 하는 이유는 뭘까?

  에디슨은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기 위한 꿈꾸는 기반이 되는 게 책의 궁극적인 역할이다. 꿈이 없다면 비전을 세울 수도, 도전도 불가능하다. 리더의 최우선 덕목으로 꼽히는 비전 제시력은 나침반 역할을 하는 책의 힘이다. 새로운 것을 보는 만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래부터 좋은 책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좋은 책이 좋은 사람을 만들지도 않는다. 좋은 책은 자신이 그렇게 읽을 때만 존재한다. 책에서 성자의 말을 읽어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성자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 좋은 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의심해 볼 일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