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가 건강상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치료는 했는데도 증상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다는 환자. 의학적 기준으로 ‘심각’하지도 목숨이 위태롭지도 않는 병인데도 감당하기 힘든 통증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최첨단 촬영 도구까지 동원해서 고통의 증상을 완화해보려고 애쓰는 환자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이 책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다.저자 아서 바스키는 하버드의대 신경정신과 교수이자 의학박사로서 신체 통증과 심리적 요인의 상호 작용에 관한한 최고의 권위자이다.

  저자는 국립 보건원과 하버드대학의 지원 아래 5년간 실시한 연구를 통해 정신과 신체, 두 요인이 얽혀 통증을 만든다는 사실과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통증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심리요법 효과를 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하고 6주 프로그램으로 체계화 했다.

 ①분산과 이완으로 통증을 줄인다

  집착은 신체 증상을 증폭시킨다. 신체의 불편에 얼마나 관심을 두는가는 개인이 결정하는 증상의 정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편치 못하고 언짢은 느낌에 자꾸 신경을 쓰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느낌이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가 아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밤에 이가 아플 때 온통 거기에다 신경을 쓰면 이가 더 아프다. 때문에 마음과 생각을 그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일에 매달리다 보면 이가 아픈 것을 잊는 이치와 같으며, 의식이나 몸의 느낌을 아픈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편안한 상태로 아픔을 받아들이는 이완 상태가 훨씬 고통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②인지 재구성- 사고 패턴을 바꾼다

  숨을 쉬는 인간이면 누구나 어떤 결과에 대해 원인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왜 그런 일이 생긴 것인지? 우리의 뇌는 어떤 상황에 대해 생각과 신념, 지식, 기대, 추측 등을 종합해 결론에 이른다. 내 몸에 이상한 느낌이 있을 때 왜 그런지, 원인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자신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반응이다.

  예를 들면, 한 공장의 건강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흉부 X레이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일부가 심장병으로 의심이 되었다. 하지만 정밀 검사를 통해 아무도 심장병에 걸린 사람은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8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심장 관련 증상을 겪고 있었다. 간혹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유명인이 병에 걸렸다는 보도를 접하면 자기도 같은 병에 걸리지는 않았을지 걱정스런 마음이 드는 것 따위이다.

  그래서 섣부른 판단으로 미래를 억측하여 심각한 병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억지스러운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병에 대한 경험이 있건 없건 간에 일단 병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다른 건강한 원인을 찾아보는 사고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믿는다는 것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증상에 커다란 차이를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③통증에 안 좋은 환경은 개선한다

  예를 들면, 추운 겨울 독감에 걸린 중한 환자라면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바깥일을 삼가야 하고, 허리 디스크로 인한 고통이 심한 사람은 앉아서 허리에 과중한 부담을 주는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④통증에 과도한 반응을 삼간다

  증상은 우리의 기대와 생각, 처한 상황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증상을 완치 또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우리의 행동이다. 증상에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또한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 하는 문제가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상생활의 회피는 잘못된 선택이다.

  증상이 나빠질까봐 운동이나 외출하던 일을 삼간다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몸이 뻣뻣해지며 혈액 순환도 잘 안 되어 통증이 가중된다.- 과민 반응은 증상을 키운다.불편한 느낌에 집중하면 그 느낌이 더 강해지는 법이다. 아팠을 때, 아픔을 잊을 수 있도록 다른 것에 더 신경을 써서 행한다.- 과도한 정보 수집은 ‘독’이 된다.

  요즘에는 약사가 처방전에 따른 약과 함께 약의 종합적인 정보까지 함께 주고 있다.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약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환자가 안 겪어도 될 부작용을 겪게 하기도 한다. 부작용에 관한 정보가 주는 엉뚱한 폐해가 환자를 더욱 곤경에 빠지게 할 수 있다.

  - 건전한 일을 즐겨라우리 생명의 본질은 선을 지향하고 올바른 행위를 본위로 하며 근면 성실을 일상으로 삼는다는 철리를 바로 알고 건전한 사고와 행위를 기본하여야 한다.- 새로운 목표를 세워라과거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습관으로 병을 얻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자꾸 건전한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⑤부정적인 감정-불안, 우울-화를 조절한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은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건강을 잃었다는 것은 정신과 신체의 조화와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운동, 이완 훈련, 고민의 직접적 해결, 기분 전환, 심신의 휴식을 통한 원기 충전, 즐거운 일하기 등으로 감정과 과로로 인한 몸의 긴장 정신적 긴장을 해소하여야 한다.?

  ⑥나만의 ‘맞춤치료’를 꾸준히 한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남들이 좋다고 무조건 따라서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자신의 수준과 정도에 맞는 치료법과 재활법을 활용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평상시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파악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⑦건강해야 통증을 느낀다

  나병 환자는 상처가 나도 통증이 없으므로 예방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통증이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자신의 몸이 스스로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과 고통으로 인하여 더 큰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생명 원리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건강에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인은 마음을 바로 먹고, 음식을 골고루 섭생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것은 혼자만 불공평하게 고통 받고 있고, 그래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상태는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육체적 고통에 분노와 억울함이라는 정신적 고통까지 더해질 테니 말이다. 통증은 신이 현대인에게 내린 형벌? 축복?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몸과 마음을 순환하는 통증의 심리학을 탐구하고 심리요법으로 통증을 물리치고 없애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좀 과장된 표현일지는 몰라도 약이 필요 없음은 물론 부작용도 없이 6주면 충분히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꿈의 처방’이라고 한 전문가들의 서평이 무색하지 않으리라 본다. 현대 의학의 놀라운 발견이라 평가 받을 만한 좋은 내용이 담겨 있다 할 수 있겠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