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정신의 수목과도 비슷하여
몇 년, 몇 세대씩 이어가며 해마다 새로운 잎사귀를 낳고,
그 잎 하나하나가 주문의 표시같이 기적을 낳는 능력이 있다

  대다수 리더들은 책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다고 한다. 과연 책 속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 것일까? 리더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코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책이 리더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에게 책은 꼭 필요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 말은 책의 역할을 한마디로 대변하고 있다. 나 자신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올바른 정체성을 찾기 위해 우리는 내면세계를 파고들고, 그 내면의 무엇을 알고자 책을 읽게 된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때 교양인으로, 리더로 살아가기 위해선 책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계의 복합성과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대되는 21세기의 중심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할까? 유고슬라비아의 저명한 작가로 꼽히는 조란 지브코비치는 ‘책 노릇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책 노릇’이라니? 그 말은 시대가 원하는 책의 역할이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다. 즐거움과 함께 교훈도 담아야 하고, 시공을 넘어서는 초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책’이다.

  이러한 책들을 찾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읽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전인적 교양인으로, 리더십의 주체로 살아가려는 나는 어떤 책에서 도움을 얻고 있는가?   “부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독서로 더 많은 지식을 취하라. 부는 일시적인 만족을 주지만 지식은 평생토록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준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다.세종대왕은 독서광의 모범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통해 얻은 지식을 실생활에 옮겨 도움이 되도록 했다.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광으로 꼽히는 김득신의 경우 한유의 ‘사설’을 1만 3천 번 정독했으며, ‘노자전’과 ‘중용’의 서문을 2만 번씩 읽었고 ‘백이전’은 무려 11만 번이나 읽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책을 통해 찾고 또 찾으려고 노력한 전형적인 독서형 리더의 모습이다. 사실 김득신은 명문가 집안의 자제였음에도 불구하고 10세 때 글을 깨친 우둔아였다.

  비록 글은 늦게 깨쳤지만 읽고 또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59세의 늦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한시의 대가이자 조선 중기 대표 시인이 될 수 있었다. 김득신의 경우 책만 읽었다고 당대 문인으로 이름을 날린 게 아니다. 많이 읽었지만 그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무던하게 노력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책의 진짜 좋은 점은 정서의 경작지라는 데 있다.

  아니 오히려 정신의 수목과도 비슷하여 몇 년, 몇 세대씩 이어가며 해마다 새로운 잎사귀를 낳고, 그 잎 하나하나가 주문의 표시같이 기적을 낳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사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총망라 돼 있다. 그렇기에 리더십도 책속에서 찾으라고 하는 것이다. 책이 갖는 힘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