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심은 화택(火宅)   

  속의 삶사람에게는 욕심이라는 것이 있어 마음속을 태우고 몸을 불사릅니다. 과거 성인이나 현자, 지혜로운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 욕심을 삶 속에서 크게 경계하여야 할 최우선의 요인으로 뽑았음은 무엇 때문일까요?불경에는 인간이 끝없는 욕심에 빠져 있는 상황을 불난 집 안에서 놀고 있는 아이의 위험천만한 모습을 들어 화택(火宅)이라는 비유의 글로 훈계하고 있는데, 바로 우리 자신들의 처한 입장이 불타고 있는 집 안에서 놀고 먹고 즐기고 태평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오늘날 인류의 모습을 볼 때, 흡사 화택의 묘사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버릴 기세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류의 삶의 터전인 지구마저 태워버릴 양 강렬한 욕심의 불길이 드세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무시무시한 욕망에 따른 무분별한 위험한 행위를 어느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 인류 전체 차원에서 숙고하지 않으면 안 될 절체절명의 공멸(共滅)의 기로에 서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일본 스님이 출간한 코이케 류노스케의 ‘욕심 버리기’라는 책이 왜 이 시대에 크게 화제가 되고 있을까요? 이것은 그 만큼 ‘욕심’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지배하여 자신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다는 심각성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인간은 욕심의 결과가 고통과 불행, 파멸이 그 끝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이로부터 벗어나고자 여러 가지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여전히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욕심이라는 죄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제거할 수 있는 방법조차도 잘못되어 있다’라는 것을 장황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요?

  비유하자면, 범인을 잡는 경찰관이 누가 어떻게 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범인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오늘날의 인류가 인류의 모든 불행의 원흉인 죄의 주범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끊임없는 고통과 불행에 절규하고 있는 것입니다.

  ◇ 욕심은 달콤한 사탕과 독을 가진 이중적 얼굴

  우리가 욕심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를 쉽게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이 달콤한 사탕과 독을 가진 이중적 얼굴을 하고 있다는 데에 있으며, 욕심에 따라 살면 뭔가 자기 충족적이고 행복하리라는 착각과 기만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욕심의 실체를 분명히 알고도, 고도의 지능적인 욕심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써야만 욕심을 제어하고 뿌리 뽑아 고통과 사망의 마수(魔手)의 손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말처럼 쉽고 간단한 문제 같으면 왜 오늘날까지 인류가 욕심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 이래로 동서고금을 통해 수많은 현인들이 욕심을 버리는 방법과 지혜를 많이 논해 왔지만 근본적인 욕심의 뿌리를 밝힌 자도 없었고, 제거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논한 자가 없었음을, 오늘날의 참다운 인간성 상실과  험악한 세태를 보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류의 위기로부터 구원을 하느냐, 아니면 멸망으로 치닫느냐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우리 인류 각자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욕심이라는 핵폭탄과 같은 가공할 만한 폭발물을 하루 속히 제거하지 못하면 그 모든 것을 다 잃게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문제에 파고들어야 할 것입니다.

  ◇ 욕심을 제거하는 놀라운 진리 출현

  지금 여기서 논하고자 하는 욕심을 제거하는 놀라운 진리는, 또 하나의 이론과 가설에 그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서 힘과 능력과 권능이 나가는, 그래서 올바로 깨닫고 실천만 하면, 인간의 고통과 사망의 원흉인 욕심에서 완전히 벗어나 가을 하늘처럼 가볍고 청명한 참 자유와 마음의 평화, 그리고 항상 즐겁고 기쁜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현재 인류사의 정신적 영적 스승 격이 되는 성경 말씀이나 종교의 제경전에는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나니라’고 가르침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성경 구절은 욕심에 따른 인간 운명이 불행으로 변화하는 그 끝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해 주고 있는 성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늘날 웬만한 사람들은 욕심이 죄악이자 부도덕한 성질이라는 것을 여기까지는 이해하고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욕심의 본체를 다 논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될 수 없는 불완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욕심을 누가 부리느냐 하는 그 주체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겠습니다. 이를 좀 더 명확하게 분석해 보면, 사람은 한 인격체이지만 속사람은 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욕심을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양심을 주장하고 있는 이중성을 띠고 있는 모순된 사실입니다. 흔히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일컬어 이중인격자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두 마음은 태고(太古)이래로 인간의 마음속에서 선악이라는 이름으로 치열하게 투쟁하여 왔음을 역사는 말하여 주고 있습니다. 이 두 마음 중에 하나인 욕심의 사람을 일컬어 죄인이라고 하고, 마귀의 종이라고 하고 악마라고 하며, 또 다른 양심의 사람을 선인이라 하며, 하늘의 사람, 의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면 대다수가 욕심의 사람에 끄달리어 살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증오, 분노, 대립, 마찰, 분쟁, 테러, 살상 등으로 인한 참화의 모습을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 자존심이 인류의 고통과 불행의 뿌리이다

  오늘날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주인이 욕심이며, 이 욕심을 부리는 주체가 다름 아닌 우리가 하늘처럼 떠받드는 ‘나라는 주체의식’ 곧, ‘자존심’이라는 기절초풍할 사실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든지 이 자존심만 건드리면 사납고 무서워지며 파괴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음을 보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감히 자존심이 인간 불행의 화근이자 만악의 악이요, 악마라는 사실을 자신 있게 설한 자가 누구입니까?

  이러한 죄의 정체를 밝힌 자라면 죄악의 수렁에 빠져 있는 인류를 구원할 구원자임을 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이 이토록 살기가 힘들고, 괴롬이 많고, 고통이 많은 것은 이 자존심이 판을 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세상은 자존심이 고도로 살아서 횡행하기 때문에 인류의 모든 불행이 여기에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문제의 해결은 바로 ‘나라는 주체의식’, 곧 ‘자존심’을 어떻게 버리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진정한 학문이 없었다, 종교가 없었다 함은 미친자의 허튼소리가 아니라, 인간의 모든 불행의 원인인 욕심의 주체인 나라는 주체의식, 또는 자존심을 없애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아니하고 도리어 자존심을 키우고 선양하는 노예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실의 외침인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인간의 죄악의 주범이자 불행의 원흉인 그 정체를 드러냈고, 다음 호에 이어서는 이 ‘자존심 버리기’와 ‘나라는 주체의식을 의식하지 않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심도있게 논하고자 합니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