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닥치면 노년층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층은 체온조절능력이 약해 더위에 쉽게 쓰러지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혈액이 끈적거리게 돼 혈압이나 혈당이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인체가 더위를 느끼면 뇌의 시상하부는 체온을 끌어내리기 위해 ‘체온조절시스템’을 가동시켜 피부 혈류량을 늘리고 땀을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다. 우선 피를 피부쪽으로 보내기 위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동시에 인체 다른 부위에 공급되는 혈액량은 부족해진다.

  혈액 공급량이 정상을 밑돌면 식욕을 잃고 소화기능이 약해지고(위장관), 소변이 줄고 인체의 대사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신장), 인지기능 등 정신적인 활동이 둔해지고(뇌), 운동 능력이 평소보다 저하돼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이 같은 체온조절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체온이 올라간다. 체온이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심장의 1분당 혈액 방출량은 3L씩 증가한다.

  더위로 신체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심장이 무리하면 심근경색 가능성이 커진다. 폭염은 고혈압과 협심증·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동반한 사람에게 특히 위험하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만들어지기 쉽다.

  몸속 어딘가에서 생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는 땀으로 수분이 과다하게 배출되면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신경세포가 손상을 받아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당뇨병성 족부증 등 합병증이 악화돼도 모르고 넘길 수 있다.고혈압이 있으면 날이 아무리 더워도 찬물 샤워를 하면 안 된다. 무더위로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혈압이 급상승한다.

  당뇨병 환자는 빙과류나 탄산음료를 멀리해야 한다. ‘뻔한 상식’이지만 “이렇게 더운데 한 번쯤이야…” 하면서 방심하는 사람이 많은데, 땀을 많이 흘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당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면 체내에 빨리 흡수돼 혈당 수치가 급속히 올라간다.

  ◇ 불볕더위를 건강하게 넘기는 요령

  1.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에는 외출을 자제한다.
  2. 외출 시에는 그늘이 있는 곳, 에어컨이 가동되는 공공건물 등에서 자주 휴식을  취한다.
  3.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신다.
  4. 커튼을 쳐서 집안에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한다.
  5. 하루에 여러 번 시원한 물을 얼굴과 목 뒷부분에 뿌려준다.
  6. 시원한 음식이나 과일, 샐러드 등 수분이 많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먹는다.
  7. 통풍이 잘되고 땀 흡수가 좋은 면이나 땀 흡수와 건조가 빠른 쿨론 소재의 밝은 옷을 입는다.
  8. 피로감, 두통, 오심, 구토 근육 경련이 있으면 즉시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한다.
  9. 피부에 땀은 안 나지만 뜨겁고 맥박이 빠르며 의식저하가 동반되면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나 1339에 즉시 연락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물로 적셔 체온을 내린다.   

  ◇ 피해야 할 일

  1. 가스레인지나 오븐 사용은 집안의 온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2.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는 마시지 않는다.
  3. 뜨겁고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하기 힘드므로 피한다.
  4. 어둡고 닫힌 차 안에 어린이와 애완동물을 오래 두지 않는다.
  5. 창문과 문이 닫힌 상태에서 선풍기를 틀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지혜롭게 움직이자.*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