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인류는 죄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죄로부터 해방되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요즈음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뭔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온갖 모양으로 탐닉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잠시도 편안하지 않고, 생각은 무엇인가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오늘날의 현대인! 이러한 인간의 고뇌와 갈등, 번민에 빠진 현실 앞에 가을 하늘처럼 청명(淸明)하고 눈과 같이 하얀, 그러면서 수정같이 맑은 정신의 자유함과 평안함이 펼쳐지는 세계로의 길을 안내하는 것이 이 번 주제의 궁극의 목적이 되는 죄의 본질에 대한 앎이 되겠습니다.

  전 호에서는 사회의 통상적인 죄의 개념을 대략 살펴보았고, 이 번 호에서는 인류의 정신사적 지주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유(儒), 불(佛), 선(仙) 3대 종교의 핵심(核心)적인 죄론을 살펴보고, 이들의 맹점과 미비한 점을 드러내고, 궁극의 죄의 해결을 위한 진리(眞理)를 밝히고자 합니다. 먼저 유교(儒敎)에서 말하는 죄론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유교에서는 죄에 대한 개념이 특별히 없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의 본성이 선한데, 살아오면서 이를 거스리는 인간의 무례(無禮)를 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선한 본성에 따라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아끼고, 서로서로 이웃을 도우며 함께 사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윤리적 실천의 삶을 벗어나는 것이 다 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불교(佛敎)에서는 죄를 업(業)이라고도 하며 과보(果報)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본래 자성(自性)은 청정(淸淨)한데 탐(貪), 진(瞋), 치(癡) 삼독(三毒)에 빠져서 그릇된 인과를 초래하는 것을 업(죄)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인간의 자성에 순응하지 않는 탐(貪)이란 것을 알아보면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욕망하고, 자기 것으로 하는 소유욕을 말하며, 또한 진(瞋)이란 상대를 다르게 보고, 남이라 여기는 데 따른 거친 말, 행동, 분노, 파괴, 살생으로 포악해지는 성품을 말하며, 치(癡)란 탐하고 성내는 잘못된 성품이 본래 참 ‘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착하여 번뇌와 망상에 사로잡혀 괴롬과 고통에 빠지는 어리석음이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로 선(仙)교,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론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죄를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 말씀(십계명)을 순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믿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 우주와 그 가운데 인간을 다 지은 바 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말씀(십계명)을 순종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1)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2)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3)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4)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5) 네 부모를 공경하라. 6) 살인하지 말라. 7) 간음하지 말라. 8) 도둑질하지 말라. 9)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10)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며,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이와 같은 계명을 어기는 것을 죄로 보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 다른 종교와 달리 특기할 만한 것은 ‘여호와 하나님 이외에 다른 이름을 부르지도 말며, 섬기지도 말라는 계명을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죄론과 인류의 정신사적 3대 종교인 유(儒), 불(佛), 선(仙)에서 말하는 죄론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수 천 년 동안 인간의 종교, 도덕,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선악을 구분하여 온 죄에 대한 개념이 존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인류는 죄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가, 과연 죄로부터 해방되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분석해보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계속).*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