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아 몬순

  한편 아시아 몬순에 속한 동북아시아 일대에도 엘니뇨 현상에 비견할 만한 매우 특이한 기상변화가 1980년대 들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북아시아 여름철 날씨에 전통적으로 매년 큰 영향을 주던 태풍들이 통상적인 월별 경로를 벗어나거나 갑자기 온대성 저기압으로 소멸되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럴 때면 한국의 그 날자 일간지에는 ‘태풍실종’, ‘마른 장마’ 등의 기사가 실리곤 하였다.태풍은 열대 해역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상승, 냉각되면서 폭발적인 잠열을 내뿜고 다시 이 열이 강한 상승기류와 저기압을 발생시킴으로써 만들어지는 열대폭풍이다. 수소폭탄 100개 혹은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 10만개의 위력이라고 한다.

 ◇ 대부분의 스포츠서울 사회면에 난 태풍관련 기사

  태풍은 적도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통상 위도 5-20˚의 열대 해역에서 발생하며, 발생 초기에는 서쪽 혹은 서북쪽으로 진행하며 서서히 북상하다가 위도 20-30˚에 진입하면서 편서풍을 만나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급속 진행한다. 태풍의 월별 진행 경로는 조금씩 틀려서 통상 7-9월에 발생한 태풍은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로 북상하고 그 외의 기간에 발생한 태풍은 남중국으로 향하거나 북태평양으로 빠져나간다.

  정상적인 해의 태풍의 월별 이동경로에서 북상하는 것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거의 예외 없이 동쪽으로 휘어져 빠져나간다. 특히 7, 8월의 태풍은 한반도를 관통하거나 근접 통과하게 되는데 1980년대 들어 이 현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7,8월 태풍의 경로는 한반도를 관통하거나 근접 통과하게 되는데
1980년대 들어 이 현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태풍은 그 파괴적 위력으로 인해 피해지역에게는 달갑지 않은 것이나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태평양 열대 해역에 모인 열기를 추운 고위도 지방으로 운반하는 대기순환시스템의 주요 기능이며 이들 태풍의 경로는 그 운반의 정해진 루트이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이 대기순환시스템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태풍에 의해 열대 해상의 열기가 운반되는 기능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 정해진 루트는 교란되기 시작했다.

  그럼으로써 한반도 주변의 태풍의 피해지역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1980년대 들어서도 2004년까지 총 9개의 크고 작은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1987년 쎌마(THELMA), 2002년 루사(RUSA), 2003년 매미는 기록적인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난 100 년간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의 비율을 1904년부터 2000년까지 20년씩 5개 기간으로 구분해서 살펴보았다.

  한국을 관통한 태풍의 수, 총 태풍 수 중 한반도 내륙 중앙으로 상륙한 태풍의 수, 그리고 한반도로 접근하여 영향을 준 총 태풍 중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 태풍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과거에서 현대로 올수록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 태풍의 비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특히 1980년대 이후는 그 비율이 현저히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됩니다                       

 김우철 /신들의 투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