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모르고 쌓아 올리는 어떤 행복한 성이 될지라도 마치 모래 위에 쌓는 것과 같은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인간의 참다운 행복의 실현은 결단코 우리의 본성을 위배한 삶 속에서는 꽃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만 합니다. 설사 지금 행복이라고 느끼고 있는 삶 자체도 기만(奇巒) 당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죽음이라는 괴물에게  먹히는 순간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다각도로 고찰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종교적인 측면으로, 과학적인 측면으로, 예술적인 측면으로 시도했던 결과가 오늘날의 물질문명, 정신문명과 문화를 낳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간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불안하고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 합니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본성을 모른 채, 인간이 아무리 애를 쓰고 기를 써도 오히려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행복이란 성을 겉 돌뿐 성안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찰(考察)은 최근의 자연과학 및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비해서, 인간의 본성을 모르는 의식이나 행동이 상당히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생존과 편리함을 위해 발달시켜왔던 자연과학과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생존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커다란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살상, 그리고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핵발전소 붕괴로 방사성 피폭, 중동에서 종교 분쟁과 독재정권 전복으로 말미암은 대량살상, 인간의 도덕성 상실로 인한 각종 범죄와 인간 살상 등, 그야말로 이 세상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인류의 실상은 참담하리만치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장구(長久)한 인류 역사를 통한 인간의 모든 노력이 진정 인간의 행복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울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실로 인간과 세계의 근본적 문제 상황은 인간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자기 자신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 광대무변한 우주와 진리를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인간 자신이 모든 만물을 재는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그래서 20세기를 대표할 만한 가장 해박한 지식인의 한 사람인 아널드 토인비가 말하기를 “나는 어떤 현대의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오늘날 세계의 정신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방향을 바꾼다고 하여 과학과 기술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연구하는 데에 최우선권이 부여되도록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우리의 자아에 관한 보다 깊은 연구와 도덕적 원조 및 지도의 필요성입니다. 세계가 오늘날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태만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놀랄만한 성공에 비해 우리에게는 이러한 것을 바르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인 힘이나 예지, 혹은 선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소크라테스의 등장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그에 자서전 격인 ‘토인비와의 대화’에서 말하였습니다.그래서 인간의 모든 문제의 해결은 인간 자신의 실존을 바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지 여타의 것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을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의 본성을 바로 알고 쌓아 올리는 작은 위업이나 진보가 보다 큰 의미와 성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에 의해서 밝혀진 인간의 실존에 대한 진실이 진정한 인간의 본성의 실체라고 확신될 때, 그것은 인간의 근본적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세계 인류가 동참할 수 있고, 학문과 종교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 지금 인류 역사상 최초로 승리제단에서는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의 실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진리는 바로 토인비가 염원한 새로운 소크라테스의 등장으로 볼 수도 있겠고, 우리 인류가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행복의 실현을 가져올 수 있는 참 진리라 규정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진실로 우리 인간이 본성을 회복하고, 그 본성에 따라 살게 될 때, 비로소 이 땅 위에 지상낙원 건설이 가능한 것입니다. 참으로 인간사 모든 일의 성패(成敗)의 시작과 끝은 우리 인간의 본성을 바로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우리 인간은 본래 선(善)만을 간직한 순수 양심체(良心體)였으며, 영원 전부터 살아 온 생명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좋은 일 하는 것을 칭찬하고, 선한 사람 의로운 사람을 숭앙하고 존경할 줄 압니다. 게다가 인간이면 누구나 다 기쁘고 즐겁게 행복하게 영원무궁토록 살기를 원하는 마음, 그 자체가 우리의 본성의 발로인 것입니다.

  또한 본래 우리 인류가 하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누구든지 내 몸처럼 아끼고 공경하여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류가 이러한 본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될 때에, 다시는 괴롬과 고통이 없고 죽음이 없는 억조창생이 꿈만 꾸던 그 이상(理想)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