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밀실 식구들은 다 이사람을
‘막내둥이’로 알았고, 또
막내둥이 취급을 하였다.
20대 새파란 젊은 청년이
이것을 하라 하면 이것을
하고, 저것을 하라 하면 저것을
하고 시키는 대로 군소리없이
잘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귀퉁이를 갈기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라는 것이 마귀인
고로, 그리고 ‘나’라는
것이 어느 정도 죽은 고로
매를 맞아도 고소하게 생각하며
더 열심히 일을 했던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형제들을 진심으로
하나님같이 여기게 되니 자유율법이
지켜지며 마귀가 죽는 고로
때린 청년이 나중에는 이사람을
찾아와서 “제가 손위 어른을
손찌검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용서를 빌기도 하였던
것이다.
◇
이긴자가 되어서도 중노동으로
일관
그런
막내둥이였던 고로 뜨거운
여름, 섭씨 30도가 오르내리는
날에도 해와 주님께서 쓰실
목욕물을 자전거 뒤에 가득
싣고 숨이 막힐 정도의 고통을
무릅쓰고 길어 오는 일을
맡아 하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급경사진 비탈길을 밀고
올라오느라 전신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자가 없었다.
또한
수확기가 되면 포도를 따다가
손수레에 가득 싣고 부천
청과물 시장에 내다 팔고,
다시 밀실 식구들이 먹을
수박이며 과일 등을 상자에
담아 손수레에 가득 싣고
혼자서 비탈진 길을 끌고
와야 했다.젊은 사람들과
같이 가게 되어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 창피하게 생각되는지
뒤에서 밀다가 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사람은 ‘내 자신이 치가
떨리게 미운 마음’으로 연단이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손수레를 끌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다.이긴자가
된 후 역곡의 단에 서면서도
83년까지 부천 청과물 시장에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물건을
팔고 사는 것과 운반은 이사람이
맡아 놓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승리제단의 단상에 서게 된
후에는 승리제단 식구가 혹시
보면 실망할까봐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변장을 하여 새벽 일찍 청과물
시장에 나가곤 하였다. 그래도
역곡 교인인 이충열 군에게는
몇 차례 들키기도 하였던
것이다.
◇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연단
이렇게
‘나’라는 것을 짓이기는
생활을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 수십 년을 해 왔다.
밀실 안에서도 무서운 중노동을
하면서 피투성이 싸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싸움을 하였던 것이다.이사람은
고기를 먹을 줄 모른다고
말하고는 고기를 일절 먹지
않았지만 해와 주님은 밀실식구들이
심한 중노동을 한다 하시며
자주 닭고기를 사오셨다.
이사람도
너무너무 고기가 먹고 싶었으나
마귀가 좋아하는 것을 먹어서
마귀의 기를 살려 줄 수 없는
고로 ‘고기를 못 먹는다’고
거짓말을 하고 씀바귀만 먹었다.그런데
일차 이긴자가 된 후에 이사람이
고기를 먹으니 ‘조사장님이
이제 고기를 잡수십니까?’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저도 이제 배웠습니다.’
하며 고기를 잘 먹으니 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배가 고파서 밥을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즉시
식사하던 것을 중단해 버렸다.
또 잠을 자는 시간이 되어서
졸리면 잠을 자지 않고 찬물로
목욕을 하는 등 잠을 깬 후에,
잠이 안 올 때 잠을 잤던
것이라.또 이사람은 생일
같은 것은 지내보지 않았다.
생일이 되면 어머니께서 미역국을
끊이시는 고로 일부러 생일이
되면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나’라는
것이 육천 년 동안 하나님을
울리고 괴롭힌 원수마귀인
것을 아는 고로 ‘나’라면
저절로 미워지는 것이었다.이와
같이 반대생활을 평생토록
해 왔지만 밀실 안에서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철저히
비밀리에 실천했던 것이다.
해와 주님께서 무서움을 없애는
연단을 시키시는데, 처음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밤중에 공동묘지에 가서 기도를
하고 오라고 하셔서 공동묘지에
가서 기도를 하고 오곤 하였다.
그런데
해와 주님께서는 사람을 미리
공동묘지 근처 숲속에 보내
놓고 밤중에 이사람이 거기에
가서 기도하는 중에 모래를
던지게 하여 겁을 주려 하였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무서움이
없을 뿐 아니라 일생을 통해
수천 번 죽음의 고비 고비를
넘어 두려움이 없어진 고로
무난히 이겨 나가니 나중에는
장사(葬事)지낸 지 3일 된
무덤을 파헤치고 관을 뜯어
시신을 들어내고 그 관 안에서
잠을 자고 오라고 하셨다.
◇
무서움에 대한 연단과 이유변명죄
시키는
대로 밤중에 혼자 삽을 가지고
가서 무덤을 파고 관을 뜯어보니
목을 매어 자살한 시신이
누워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시신은 눈을 크게 뜨고
혀를 길게 뽑아 늘어뜨리고
있는, 보기에도 흉측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사람은 아무 두려움
없이 시신을 들어내고 그
관에 누워서 잠을 청하여
단잠을 쿨쿨 잤다.
한참을
자다가 하나님께서 깨워주시는
고로 일어나 원상 대로 무덤을
정리해 놓고 오니, 그 이후에는
무서움에 대한 연단을 안
시키시는 것이었다.순종하는
면에 대한 연단도 단계가
있는데, 처음에 남의 집 가마니를
도둑질해 오라고 하기에,
밤중에 몰래 남의 집 담을
넘어 가마니를 도둑질 해
오니 해와 이긴자는 “이
도둑놈의 새끼야! 누가 가마니를
훔쳐라고 했어! 도로 제 자리에
갖다 놔!” 하며 호통을 치셨다.
훔쳐
올 때는 갖다 놓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훔쳐왔기 때문에, 다시
들키지 않게 갖다 놓는 것은
더욱 힘들었던 것이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은혜자라는
사람이 왜 도둑질을 시킬까?”
하는 마음이 들 텐데 이사람에게는
그런 마음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날이 맑게 갠 쾌청한
일기인데도 해와 주님께서
“밖에 비가 오지?” 하면
“예” 하는 마음자세로 돌아가야지
“아닙니다. 날씨가 맑습니다.”
하면 ‘이유변명죄’가 되었던
것이다.
한번은
해와 주님께서 “조사장,
전기세 줄 돈 20만 원을 왜
도둑질 해 갔어? 당장 가져
와!”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이사람은 밀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10원짜리 동전까지 다
털어 놓았으며 내 것이라고는
털끝만치도 없었고, 이 몸과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맡긴
상태였다. 그러나 “나는
도둑질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이유변명죄’가
되고, ‘이 결백을 알아주지
않고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을 먹으면 하나님에
대하여 ‘의심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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