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사이라하여 비밀을 말한다고 하다가 자칫 말실수를 하게 되면 끝장이다. 말이라는 것은 상대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상대방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 사정만 생각하고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이라고 배부른 상대에게 권하면 결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무리 중요한 얘기일지라도 시기와 장소가 적절하지 않으면 마이너스가 되고 만다.   

  말로 인한 갈등이나 오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말은 짧은 게 좋다. 공적인 자리에서의 말은 핵심만 간단하게 전달하도록 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제3자를 의식하도록 한다. 사람들은 흔히 비밀스런 말을 전할 때 “너만 알고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토를 달아서 하는 말치고 그 사람만 알고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 때문에 말을 전할 때는 제3자를 의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와 B가 이야기를 한다. 분명 그 시간에는 A와 B 둘뿐이지만 분명 보이지 않는 제3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제3자란 자신의 비판자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적일 수도 있다. 당신이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장소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로 그가 있다고 생각하라. 당연히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말이라는 것은 의도하건 하지 않건 돌고 돈다.

  대부분의 갈등과 대립, 의도하지 않았던 엇갈린 상황은 모두 이 제3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당사자 간의 문제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다. 이야기할 때 상대만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이나 상황을 항상 의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식을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안심하고 사귈 수 있는 사람’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서 누군가의 험담을 들어줘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고 말하거나 침묵을 지키면 자칫 대화에서 소외될 수가 있다. 이런 때 제3자를 의식한다면 ‘말 받아주기’로 대꾸하면 된다.

  “그 사람 정말 사람이 예의가 없지 않아?”“예의가 없다고?” “그래, 도와주러간 사람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큰소리치고 정말 뻔뻔한 거 아니야? 같이 일하다보면 정말 화가 난다고!” “화가 날만도 하군.” 이렇게 대꾸하면 나중에 오해나 갈등을 살 염려도 없다. 보이지 않는 그에게도 당당하다.

  그러나 누군가의 험담이나 불미스러운 소리를 하는 자리에는 되도록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의 대화에는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누군가에게 그 얘기를 옮길 보이지 않는 제3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