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한국이 낳은 위대한 정치지도자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IMF를 극복했으며,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 남북교류를 트는등 통일의 초석을 깔았고, 그 공로로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직적인 분이시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정도령 조희성님 사이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데 하늘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싣는다. 편집자 주

  정도령님은 1997년 1월초 김상욱 신도회장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이번 대통령은 김대중이야”라고 말씀하셨다. 그 다음날은 “내가 김대중을 통일대통령으로 세울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당시 여론은 한나라당의 이회창이 압도적으로 우위였다. 약 11개월 후인 12월 17일 정도령님의 지시를 받고 김상욱 회장은 일산의 김대중 대통령후보 자택을 방문하게 되었다.

  거실에는 김대중 후보를 따르는 동교동계 사람들 20여명이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김상욱 회장 일행은 먼저 이희호 여사를 접견하면서 ‘축 김대중 대통령 당선’이라고 수가 놓여진 용포를 보여주니 이희호 여사는 천주교 신자답게 “용은 마귀를 상징한다”며 안색을 흐렸다. 김상욱 회장은 “용은 예부터 임금을 상징하는 길한 영물(靈物)이라, 용안(龍顔) 용상(龍床)이니 하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용의 상직적 의미를 설명해주니 그 뜻을 이해하였다.

  그때 2층에서 김대중 후보가 계단으로 내려오자 모든 사람들이 일어났다. 김상욱 회장은 김대중 후보에게 다가가서는 “김대중 후보님이 대통령으로 확정되셨습니다”라고 말하니 “투표일이 내일인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것은 제 말이 아니라 정도령님의 말씀입니다”라고 하였더니 김대중 후보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라고 여러 번 사의를 표했다.

  그러자 이희호 여사가 “그러면 어떻게 해주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당선되시면 제일 먼저 정도령님을 면회해주십시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는 이희호 여사가 “힘들텐데”라고 하기에 “무엇이 힘듭니까. 마음먹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김상욱 회장이 재차 말했다. 하여간 알았다는 이희호 여사의 답을 듣고 그곳에서 나왔다.  다음날 김대중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40여만 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되었다.

  그러나 김대중은 대통령이 된 뒤에 정도령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3.1절 특사 등등 수없이 기다렸지만 세월은 무심하게 지나갔다. 똥누러 갈 때와 누고 나서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당시는 그랬다.  그러다 정도령님의 출옥을 2개월 남짓 남겨둔 8.15 광복절 특사로 정도령님을 출옥시켜 주었다. 그나마 이것으로 정도령님의 은혜를 조금 갚은 것일까.

  만일 김대중 대통령이 정도령님을 은밀하게 찾아 뵙고 두 분이 협력을 하셨다면 대한민국의 국운과 김대중 대통령의 운은 활짝 열려 진짜 남북 통일을 이룬 통일대통령이 되는 엄청난 결과가 만들어졌을 것을 상상해본다. 정도령의 능력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들과 세계인들이 매우 안타깝다. *                    

  김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