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증표

  외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외손자가 범상한 아이가 아님을 일찍이 아셨던 것입니다. 모처럼 다니러 온 외손자를 애지중지하시고 같이 다니며 업어주셨는데, 해질 무렵 집에 돌아오면 당신 잡수시도록 마련된 석청(石淸:꿀)을 아껴 두었다가 선반에서 꺼내어 어린 것에게 주시곤 하셨다.

  할아버지는 “우리 희성(熙星)이가 장차 큰일을 할 골상을 지녔어. 손에는 임금 왕자의 손금이 있고, 가슴에는 북두칠성에 해당하는 점이 있으니 큰 인물이 될 것이 틀림없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시면서 “이 손금과 제왕상, 북두칠성 점을 누구에게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를 하시며 너무도 이사람을 사랑해 주시고 귀여워해 주셨다.

  ◇조헌 선생의 예언(豫言) 적중됨

  이사람이 태어난 부락은 중봉(重峯) 조헌(趙憲)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 조헌(趙憲) 선생님은 조선시대의 사충신(四忠臣)으로 우리나라 역사책에 나오는 매우 훌륭한 충신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왜적이 쳐들어올 것을 미리 아시고 조정에 상소(上疏)를 올리고 또한 직간(直諫)을 하였다고 함경도로 또 옥천으로 귀양을 가셨던 것이다.

  그때 병력을 준비하였더라면 임진왜란 때 그렇게 비참하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때가 임박하니 귀양살이 중에서도 의병을 모아 활쏘기 연습과 창칼 쓰는 법을 익혀 왜병이 쳐들어올 때, 너무나 활을 많이 쏘아서 열 손톱이 다 빠져서 나중에는 발가락으로 활을 쏘아 발톱도 다 빠지고 700명의 의병들과 함께 장렬하게 전사를 하였다고 전한다.

  이처럼 훌륭한 조헌(趙憲)선생은 ‘이 부락(坎井里)에서 세계에서 제일가는 큰 인물이 태어나는데 그분이 오시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고 예언하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친손자가 조헌선생이 예언한 인물임을 일찍이 아시고 금지옥엽으로 키워왔는데 6.25전쟁 때 인민군들에게 붙잡혀 포로로 북송된 이후 생사를 알길이 없는 가운데 이사람이 고향 김포로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다가 조부님께서는 결국 속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이사람이 포로생활 3년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나를 그토록 기다리셨다가 할아버지께서 2개월 전에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매우 애통했던 것이다.

중학교 입학금을 대납해주신 이종봉님에게 고마움을 표하시는 조희성님

  ◇중학교 입학금을 대납해주신 은인

  이사람은 중학교 입학할 때에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고로 입학금이 없었다. 그런데 동네 유지되시는 이종봉님께서  입학금을 대납해주셨고, 그래서 이사람은 지금도 그분의 이름을 안 잊어버리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종봉 아저씨는 3형제였는데, 다른 형제분들은 다 요절했지만 그분은 70살을 넘도록 오래 살은 것은 하늘의 사람인 이사람을 도와주셨기 때문이다. - 이종봉님은 1990년 8월 12일에 백만제단 헌당예배 때에 참석하셨었다.

  ◇영생의 소망을 품게 되다

  이사람은 중학교 시절부터 인생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계기가 되는 일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섣달 그믐날 밤늦도록 윷놀이를 하면서 같이 놀던 친구가 이튿날 아침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어버린 것이었다. 그 경험은 큰 충격과 슬픔을 불러 일으켰다. 어쩌다 그 친구의 어머님이 이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기 아들을 떠올리면서 엉엉 우시곤 하였다.

  이사람은 그때부터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밤중에 종종 마을 뒷동산 중구봉산 봉우리에 올라가 마을과 넓은 들판을 내려다보고 “왜 사람은 고생 고생하다가 죽는가? 안 죽을 수는 없을까? 산에 풀과 잔디는 시들었다가 봄이 되면 다시 싹이 나고 꽃이 피는데, 죽은 내 친구는 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가? 어째서 인간의 생명은 죽으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이별을 해야만 하는가?” 하며 깊이 생각에 잠기곤 하였다.

  그래서 이사람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파헤치고자 유명한 철학서적을 거의 다  읽어 보았다. 그러나 그 모든 철학 서적들이 수준 이하로 느껴졌다. 그 중에서 낫다는 것이 톨스토이의 저서였으나 그 속에도 모순이 있었다.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세상 사람들은 흔히 ‘영적 동물’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마음먹는 대로 된다’는 평범한 말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어린 시절에 깨달았다.

  그것은 세상 모든 일들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생각을 하고 ‘하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노력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이나 마음은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마음속에 죽음을 싫어하고 행복을 영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원래는 영생을 하였고, 행복하게 살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사람은 일찍이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이사람은 ‘틀림없이 사람은 영생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항상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해서 안 될 일이 어디 있으며, 불가능이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솟구쳐 올라왔던 것이다. 이사람에게는 기필코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여 전 인류를 사망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버리고 말리라 하는 마음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윤봉수 승사·이내섭 장로

   ◇참고사항 : 중봉(重峯) 조헌(趙憲) 선생〔조선조 14대 선조 때의 의사(義士)자는 여식(汝式) 호는 중봉(重峯) 벼슬은 공조좌랑(工曹佐郞)에 이름. 임진왜란 때, 옥천(沃川) 홍성(洪城) 등지에서 의병(義兵)을 일으켜 청주를 수복한 후, 의병 7백명과 함께 금산(錦山)싸움에서 끝까지 용전하다가 전사함. 시호는 문열(文烈) 1544~159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