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포로수용소 내에서는 폭동이 자주 일어났는데 어떤 경우에는 수용소 내에 들어갔던 미군 소위를 내보내지 않는 경우도 일어났습니다. 그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급기야 대대적인 진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수용소 근처에서 일과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모든 민간인들을 피신시키며 약 두어 달 정도 외부에 있다가 다시 부른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외부로 나가게 되었는데 병원에서 우리들의 출석을 체크해주던 여자를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는 저와 동갑이었는데 결혼을 일찍 하여 애들이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그 집에 놀러가 애들을 무척 귀여워해주었었는데 애들 엄마가 저를 자기 동생으로 삼고 싶다며 동생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제게 “동생아! 우리 집이 부산에 있는데 핫고방이라도 두어 달 정도 잠깐 피신하고 오지 않을래? 동생은 집도 없으니까 갈 데가 없잖아.” 이렇게 권유를 하여 부산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언니의 소개로 직업이 목수인 현재 남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남편의 집안은 목사가 있을 정도로 기독교 집안이었기 때문에 저도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중앙교회에 나가고 있을 때였는데 교회에서 2층 건물을 짓다가 자금이 부족하여 1층만 짓고 2층은 짓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도관의 박태선 장로님께서 이곳에서 부흥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부흥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시누이가 말하면서 한번 참석해보자고 저에게 권유하였고 저도 호기심에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참석한 그 순간부터 박태선 장로님에게 매료되어 그때부터 이만제단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통해 안수를 받자마자 향취가 진동하고 몸이 날아갈 것 같이 둥둥 뜨면서 가볍고 마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기뻤습니다. 그러니 전도관에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때려죽인다고 남편이 아무리 그래도 예배시간만 되면 전도관에 가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침에 밥을 챙겨먹고 애기를 업은 상태로 언덕이 있는 이만제단에 올라갈 때면 거의 날아서 올라가다시피 하였으니 전도관의 역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이 점만 보더라도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입니다.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역사를 했던 전도관도 결국 한 분의 이긴자를 배출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승리제단에 와서야 비로소 그와 같은 사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1985년도쯤인데 전도관의 박태선 장로님께서는 이미 역곡에 이긴자가 나왔으므로 어서 역곡에 가라는 말씀을 설교 도중에 종종 하셨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 들었을 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지만 승리제단에 와서야 비로소 그와 같은 말씀이 제대로 들렸던 것입니다. 그렇게 박태선 장로님의 간곡한 말씀에 깨어 있는 성도들은 역곡의 이긴자를 뵙게 되었지만 저는 그때까지도 전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면서 누구의 소개로 어떤 집에 가정부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시누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위치를 물어보기에 알려줬더니 제가 일하고 있는 집으로 느닷없이 오전에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역곡에 갑시다. 내가 외로워서 그러니 거기에 갑시다. 거기에 가면 일할 데도 있다고 하니 갑시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가자고 졸라대니 할 수 없이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제가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기장에 있는 신앙촌에 가서 장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영모님(박태선 장로님)의 안찰과 생수를 받곤 하였는데 시누이가 찾아온 그 날 오후 5시에 5중앙에서 버스를 타고 기장신앙촌으로 출발을 하려고 준비를 하였던 터라 시누이에게 말을 하니 반드시 그렇게 해주겠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해주었기에 믿고 길을 나섰습니다.역곡에 도착하여 3층 건물 지하로 들어가기에 왜 지하로 가느냐고 물어보니 여기서 누구를 만나고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하로 들어가 어떤 방에 들어가니 전도관에서 알았던 지인도 있고 나머지 몇 명이 더 있었는데 방금까지 있었던 시누이가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그들이 저의 앞을 가로 막았기에 처음에는 시누이를 외쳐보기도 하고 저항을 하였지만 이내 체념을 하였습니다.그들은 여기서 먹고 자고 예배도 보자고 설득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말로만 듣던 밀실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예배를 봐야한다고 해서 위에서 식사를 하고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단에 계신 이긴자를 바라보는 순간 저의 얼음장 같았던 마음이 녹으면서 마음의 문도 함께 열게 되었습니다.시간이 지나면서 영모님께서 왜 예수를 마귀라고 치시는지도 알게 되었으며 우리 민족이 성경상의 단지파의 후손이라는 엄청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의 원리를 깨치고 나니 북쪽에 계신 부모님의 생사도 알지 못하는 불효자식의 멍에를 벗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있던 여러 가지 합병증들이 어느 순간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습니다.실로 동방의 의인이 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통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깊은 산골에 살고 있던 제가 100리길을 단숨에 걸어서 그것도 그날 저녁 바로 배를 타고 남한에 올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의 눈물을 드립니다.

  비록 제 나이가 현재 많지만 저의 열정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승리제단에 와서 이기신 우리 주님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요즘은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공장식당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이 진리를 외치기 위해 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으니 이 진리를 아시는 분들은 저와 함께 하지 않으시렵니까. 감사합니다.*

구술정리 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