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양심과 비양심을 가지고 있다. 옛날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두 형제가 있었는데 동생은 아주 가난했고 형은 그런대로 살만했다. 형은 구두쇠라 동생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마치 흥부와 놀부처럼, 그러다 어느 날 형이 큰 맘 먹고 돈 십만 원을 가지고 동생을 만나려고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너, 제정신이야! 네 신발 밑창을 봐. 뚫어졌잖아’ 형은 이런 생각에 모처럼 결심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벌떡 일어서서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가 간 곳은 신발가게였다. 양심은 선한 마음이요 욕심은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마음이다.

  우리들 인간의 몸속에는 두 가지 신이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신이요 하나는 마귀신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마귀신의 힘이 강하여 하나님의 신을 지배하고 있으므로 양심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영은 우리들의 생명이요 희망이요 확신의 영이요 밝고 포근한 미소의 영이다. 이에 비하여 마귀의 영은 시기와 질투 불만 등 매사에 부정적이며 갖은 욕망의 덩어리로 오직 ‘나’밖에 모르는 자존심의 소유자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아무리 점잖고 미끈하게 잘 생겼어도 그것은 겉모습에 불과하며 그의 주체영이 마귀이므로 대단히 미안하지만 ‘당시도 마귀요’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인간은 ‘나’라는 영적 무덤 속에 갇힌 하나님이므로 어쩔 수없이 죄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마귀 옥에 갇힌 하나님은 낙원을 잃은 실낙원이요 108번뇌를 간직한 소우주요, 영과 혼의 2원체이다. 이것이 인간의 實相인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욕심쟁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잘 안될 때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즉 “이 빌어먹을 놈의 세상” 그런데 여기서 그 못된 대상이 가상의 세계가 아니고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다면 아마 배꼽이 빠지도록 폭소를 할 것이다. 어쩌면 쥐구멍이라도 찾을지 모른다.

  또한 “하루속히 속세를 떠나야겠다”에서 속세가 못된 세상이 아니고 바로 자신의 못된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면 생활고를 한탄하여 절간을 찾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영이 하늘에 계시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몸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보고 계시니 제발 부끄러운 행동들은 삼가야겠다.*

허만욱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