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분명히 그대 안에 있는데 그대는 신을 모른다. 신이란 생명의 다양한 고동이 흩어져나가는 거대한 심장이다. 비록 가리워져 있기는 하지만 고귀한 자가 그대 속에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도 그대는 그 귀빈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그것은 그대의 내부에서 그의 생명을 포로로 삼고 있는 수도 없이 둘러싸인 그대의 죄악의 그물코 때문이다.

  그는 원수인 마귀옥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만 힘에 겨워 어쩔 수 없이 그대의 악의 색으로 검게 물들어 있다. 그대여 깨어나라! 그리하여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그리고 어떤 곳에 가서든지 당당하게 거동하라. 그리고 자신 속에 모시고 있는 그 고귀한 손님에게 어울리게 당당하여라. 그대의 양심에게 순종하라. 그의 지배에 따르라. 그대에게 말하노니 그대의 양심이야말로 신 자체이다.

  그는 억울하고 답답함을 참으며 영광의 빛을 잃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그분이야말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만약에 그대가 그의 생각대로 행하고 그의 고귀한 사상에 따른다면 그가 갈망하는 눈물의 호소는 그대의 귀에 더욱 뚜렷하게 들리며 그의 빛은 그대의 눈을 통하여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이제 곧 그분을 감싸고 있던 먹구름은 걷히고 환하게 웃는 주님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대는 행운아이다. 그러나 거만해서는 안된다. 거만을 비웃을 정도로 대범하여라. 절대로 곁눈질을 하지 말라.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말라. 천진난만한 하나님처럼 사심이 없어야 한다. 그대의 눈 앞을 똑바로 바라보라. 그대의 사실(私室)에 있어서도 위엄을 잃지 말고 희망에 넘쳐서 의젓하게 거동하라. 그대는 이미 신의 계시와 동시에 이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그대가 진리를 깨닫고 내재하는 전능의 힘이 양심을 북돋우면서 죄악을 무자비하게 짓이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죄악은 스스로 만든 어둠에 묻혀 비틀거리다가 죽어버렸다. 그대가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을 시인하는 자가 누구인가. 그대 속의 신이다.

  그대가 부정을 행하려 할 때 강력하게 비난하며 저지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대 속의 신이다. 그대는 지금 모두가 하나요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실감할 것이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최후의 심판 등 모두가 신의 섭리에 불과하다.

  이 세상엔 신 외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모든 것들이 신의 본향을 향하여 서둘러서 되돌아오고 있다(原始返本). 빛도 신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하다.

  구세주님! 당신은 이미 神 자신입니다. 따라서 섭리를 베푸는 일, 그리고 최후의 심판도 모두가 당신의 몫입니다. “거룩하도다. 주님이시여! 경배드리옵니다”*

허만욱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