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이 끝나고 2년 후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강원도 춘천시의 어느 부락에 고향이 같은 청년 3명이 마을 어귀 같은 장소에 묻혀 있는 할아버지의 가묘(家廟)를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데 살은 이미 썩고 뼈만 남아 있으므로 세 분의 신분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때 마침 마을에서 연세가 높은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서 시신을 구분하는 묘안을 내놓으셨다. 물이 담겨 있는 대야를 놓고 저 시신 중 가장 키가 큰 분은 빼고 똑같은 키의 시신에서 각각 뼈 1개씩 가져다가 대야에 담그라기에 그대로 하였다.

  할아버지께서는 “아주 키가 큰 할아버지의 자손은 누구냐, 네 할아버지의 시신은 벌써 찾았고, 키가 똑같은 두 분만 구분하면 되는데 두 사람 중 누가 이 칼로 무명지 끝을 따서 피를 조금만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고 하시자, “저요,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한 청년이 가까이 다가섰다.

  할아버지께서는 대야 앞에서 “그래 이리 가가이 와서 대야으 수면 위에 한 방울 떨어뜨리면 돼”라고 하셨다. 시키는 대로 하자, 수면에 떨어진 핏방울이 빙글 도는 듯하더니 곧장 두 뼈 중 한쪽 뼈로 빨려들어가듯 찰싹 붙어버리는 것이었다. “자, 이 뼈의 주인이 바로 네 할아버지다” 하시며 명판정을 내리셨다.

   위 이야기에서 우리들의 몸 속엔 하나님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들은 분명히 하나님의 자손이다. 하나님의 자손은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다만 현재는 마귀 옥에 갇힌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허만욱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