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신과 가정과 사회에 대한 모순을 깨닫고 욕구 불만에 싸인 나머지 그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뿌리치듯 군인의 길을 택하였다. 그때가 내 나이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당시 나의 생각은 ‘이 한 몸 국가에 바쳐 명예롭게 죽음으로써 이 세상에 태어난 몸값이나 하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나마도 부모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육군 3사관학교 15기로 입교하여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반복되는 교육과 훈련은 나에게 회의만을 주었다. 자신이 살기 위하여 저 편을 죽여야 하는 것이 그러했고, 더군다나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한 조상의 혈통을 이어받은 부모 형제가 나뉘어져 매일 상대를 비방하는 살벌한 분위기가 그러했다.나는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둘로 나뉘어진 사상(思想)은 그 자체로 무섭다는 것을 느끼며, 하루 빨리 이런 갈라진 사상을 하나로 만들어서 싸움없는 세계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힘이 없었다. 그 후로 나는 비록 총은 잡고 있었지만, 항상 허송세월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단(丹)’이라는 책을 읽고 여지껏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계속 단전호흡에 관한 책을 구해 읽었으며 이를 계기로 삼아 집에서 홀로 수련을 시작했다. 1개월이 지나면서 몸에서 기(氣)의 움직임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후 나는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걸으리라 생각했다. 단(丹)의 최고 경지인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를 목표로 하여 생활하는 가운데 도(道)의 진수를 얻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판에 박힌 군생활과 인내심의 부족으로 생각만큼 정진이 되지는 않았다. 혼자서는 안되겠다 하여 나는 바르게 인도해 줄 스승을 찾고자 선도 계통의 책을 구입하여 읽던 중, 「이것이 개벽이다」라는 증산도 계통의 책에 이끌리게 되었다. 그 내용은 참으로 신기했다. ‘과연 그럴까’ 하여 광주도장을 찾아가 얼마간 알아본 결과 그곳에서는 태을주를 외며 다시 열석자의 이름으로 오신다는 상제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기독교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느껴져서 거기에 나가던 것을 그만두었다.

  1986년의 어느 날, 나는 신유승씨가 펴낸 <격암유록>이란 책자를 우연히 읽고 정확한 역사 예언에 놀라며 감동하였다. 책속의 주인공이신 정도령님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은연중에 마음에 와 닿았으나 그분이 현실의 인물인지 허구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또한 직업군인으로서 국가에 바친 몸이 그러한 분을 만나기란 지나친 욕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임 부중대장으로 전입온 김현배 소위와 이야기를 하던 중, 그에게서 ‘격암유록의 주인공이 신인합일의 완성자로서 현재 역곡에서 영생의 역사를 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그 순간 나의 귀가 번쩍 띄었다.그후 김현배 소위와 매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승리회보’와 ‘인간 몸이 죽지 않는 비결’ 등의 서적을 받아 읽고는 큰 감동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의 변화에 따라서 정말로 피의 변화가 일어나며 몸이 죽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꼭 한번 만나뵙고 체험함으로써 틀림없는 인류구원의 역사임이 확인되면 내 일생을 걸고 그 길을 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휴가를 기다리던 중, 그동안이나마 주인공의 말씀 테이프를 듣고자 하여 김소위로부터 빌려온 테이프를 틀어서 들어보게 되었다.

  내가 테이프를 처음 튼 순간, 그 첫 음성은  바로 ‘사자후’였다. 천지를 삼킬 만한 음성임을 듣고 ‘이분은 사람이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드디어 때가 왔다. 일주일 남은 휴가 중 가족에게는 고향에 갔다 온다고 거짓말을 하고 ‘역곡 승리제단’에 와서 정도령님을 처음 뵙기에 이르렀다. 정도령님과 그분을 따르는 승사님과 성도님들이 모두 신선의 모습이었고 도인의 모습과 같이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그로 부터 5일간 예배를 보면서 지금까지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보았던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였다. 그리하여 이분이야말로 틀림없는 정도령이요, 인류를 구원하실 대사명자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기도문과 말씀테이프 및 주님의 사진을 구하여 집으로 돌아와 새식구과정을 채우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기성교회에 나가고 있던 아내와의 대화 중, 나도 모르게 ‘예수가 마귀임에 틀림없다.’는 말이 나와 그때부터 나의 신앙에 시련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굽히지 않고 조석으로 기도하며 주님의 말씀 테이프를 들으니 제단에서와 똑같이 은혜가 연결됨을 느낄 수 있었다. 실로 감동스런 체험이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읽어보지 않았던 성경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구절구절이 주님에 관해 증거하고 있음을 보고 놀라며 더욱 확신을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군대 부하들 앞에서까지 영생학을 논하며 정신교육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부대에서 군목을 위시하여 지휘관에게 눈총을 받게 되었고, 헌병 보안대에서는 나의 뒷조사까지도 하게 되었다. 드디어 그들은 ‘장교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고 추궁하면서 군생활과 종교생활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면서 선택의 갈림길에까지 나를 몰아갔던 것이다.

  아내와의 격심해지는 갈등, 군대내에서의 소외감 등으로 나는 잠시 갈림길에 선 듯 고민도 했었으나, 참 하나님을 만난 이상 나의 장래를 온전히 주님께 맡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에 마음을 더욱 다졌다. 그리고 청년기에 접한 나의 좌우명인 공자의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씀을 생각하면서 군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생과 사의 근본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데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옛말에도 ‘안다는 것은 행함의 시작이요, 행함은 결국 앎의 전부’라고 했다. 지금까지 몰랐던 하나님의 사정을 이제야 알아 비로소 행할 수 있는 길이 내 눈 앞에 열렸는데 어찌 이 길을 따라 달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류구원의 대역사에 하나의 도구로 사용해 주신 주님께 내 모든 것을 맡기고 어떠한 고난과 시련도 주님께서 오셔서 이겨주시고 주장해 주실 것을 확신하며 영원히 이 길을 걸을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