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성자 미라래빠(A.D. 1000년 경의 인물)는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고 재산을 가로챈 당숙과 당고모로 인해 어릴 때부터 슬픔과 분노의 세월을 보냈는데 그러한 원한을 갚아달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흑마술을 배웠다.

   마침내 마술사로부터 살생마법과 우박폭풍마법을 배워 자기 가족을 괴롭힌 친척 35명을 죽이고 그 사실을 묵과한 동네사람들에게도 재앙을 내려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했다. 그러나 그는 기쁘지가 않았다. 이 하찮은 원수를 갚기 위해 온 생명을 다 바쳐 흑마술을 배웠다고 생각하니 허무하기 그지 없었고 삶 또한 허무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게다가 자기가 저지른 죄를 생각하니 너무나 괴로워 음식을 먹어도 맛이 없고 일을 하여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밤이 되면 통한의 눈물로 베개닛을 적시며 엎치락 뒤치락 불면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죄를 후회하며 괴로워하였다. 참회의 나날을 보낸 얼마 후 그에게 진리를 구해야겠다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도처를 헤맨 끝에 스승 마르빠를 만나게 되었고 숱한 연단 끝에 그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스승이 되었던 것이다. 만일 그에게 애절한 참회의 눈물과 울부짖음이 없었다면 오늘날 그토록 추앙을 받는 성자 미래라빠는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참회가 새로운 사람을 형성한 예화는 인류의 역사상 부지기수일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잘못되고 언짢은 일을 당했을 때 또 누군가가 미워질 때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라. 조용히 앉아 생각해보면 그들 모두가 나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먼저 화를 냈기 때문에 상대와 싸운 건 아닐까? 차곡차곡 쌓아둔 못마땅한 생각의 편린들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닐까? 자유율법에 의하면 인간은 한몸이다. 상대의 잘못이 나의 잘못이고 상대의 허물이 내 허물이다. 따라서 내 잘못 내 허물인데 어디다가 화풀이를 해야 하는가.  

  따라서 누군가와 싸우거나 다퉜을 때 참회의 시간을 가져보라. 자유율법을 어긴 엄청난 죄를 뉘우쳐보라. 그리하면 자신의 업장이 햇볕에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