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도 거울의 떼
 

  해마다 석가탄신일을 맞이할 때마다 고 이성철 스님의 법어(法語)를 생각하게 된다. 고매한 인품과 고도의 수련으로 터득한 원시반본(原始返本) 사상을 실천함으로써 나를 짓이기고 한없이 낮아진 자세로 석가모니의 제자답게 구도의 정도를 걸으신 고 이성철 스님의 고차원의 법어를 소개한다.

  1) 거울같이 빛나는 넓은 우리 마음 그 떼만 벗겨내면 그대로 깨끗하다.

  해설 】우리는 모두 깨끗하고 빛나는 넓은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은 천추만대에 걸쳐 영원히 변함이 없다. 이 마음은 거울과 같아서 아무리 오랫동안 떼가 뭍고 먼지가 쌓여 있어도 그 떼만 말끔히 닦아내면 본 거울이 그대로 드러난다. 즉 선하고 희생적인 하나님의 영이 지금은 비록 마귀 옥에 갇혀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으나 ‘나’라는 주체의식(자존심)을 박멸소탕하면 깨끗한 하나님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2)금가루가 아무리 좋아도 거울에 앉으면 떼에 불과하다

 해설 】이른바 성현이라는 인물들의 금옥과 같은 말도 따져보면 결국 죄인들의 말잔치에 불과하다. 피 속에 죄가 가득하게 담겨져 있는 몸으로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유창하게 늘어놓는다 하여도 그 말은 결코 하나님의 본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해를 끼칠 뿐이다.

  예를 들어 극기생활의 필요성을 강조한 인물들은 많으나 ‘나’를 이기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 준 자는 한 사람도 없다. 해외토픽란에 ‘보통인간 공자의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글에서 “이제까지 신격화돼 왔던 공자의 모습에서 과감히 탈피! 공자도 역시 피와 살로 이루어진 그리고 갖가지 욕망도 갖고 있는 ‘보통인간’으로 묘사하여 공자 연구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즉 인격적으로 다소 뛰어났다고 무턱대고 성인시하고 신격화하여 믿을 것이 못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뚫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열어서 자기 위세를 자랑하며 호언장담을 하여도 결국은 마귀가 짖어대는 개소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 허만욱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