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서 새로 조명되는 멘델의 법칙을 살펴보면 우열의 법칙이란 말은 사라졌다. 대신 멘델의 제 1법칙과 2법칙 이 두 가지로 명명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발간되는 텍스트들을 통해서 확인된다.

  잠깐 우열의 법칙에 대해 설명하면 우리는 부모님의 유전자를 반반씩 물려받아서 태어난다. 따라서 우리의 특징을 결정해주는 유전자는 각각 2쌍이 있다. 하지만, 2쌍의 특징이 서로 다른 명령을 내릴 경우. (예를 들면 곱슬머리 vs 생머리) 둘 중에 하나만 발현되며, 발현되는 형질을 우성, 다른 하나는 열성이 된다는 것이 우열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이 우성의 법칙이 왜 퇴출 됐었을까? 그 이유는 실제 멘델의 우열의 법칙은 생명현상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형질 발현의 우열은 생명현상에 있어서 법칙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매우 예외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그럼 오늘날에 이르러서 새로 알게 된 지식들의 발견과 더불어 멘델의 실험이 논문으로서의 한계점으로 비판받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일단 멘델의 시대는 멘델조차도 염색체의 연관이나, 교차와 같은 당연할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유전현상들을 하나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멘델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멘델은 총 7가지 형질을 실험에 사용하여 오늘날 멘델의 유전법칙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발표했다. 그런데 누구나 느꼈을 법하지만 무시하고 그냥 지나갔을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떻게 7가지의 형질이 전부 멘델의 유전법칙을 설명하기 딱 맞는 형질들만 그것도 교차나 연관과 같은 형질이 없는 전부 다른 염색체에만 존재하는(제 3법칙, 즉 독립의 법칙) 형질들만 논문에 발표되었나 하는 것이다.

  멘델은 우열의 법칙을 자손 대에서 우성:열성 형질의 발현이 3:1 이라는 비율로써 증명했는데 이런 이상적인 숫자도 의심스럽지만 우열법칙의 희박성과 멘델의 시대엔 다른 복잡한 유전현상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멘델의 형질 선택능력이 의문점이다. 즉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실험에서 발표된 7가지 형질 모두 멘델이 생각한 유전 모델 가설에 부합되는 것이라면, 멘델의 형질의 선택능력은 정말 신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멘델은 정말 찍기의 귀재였을까? 사실은 이렇다고 한다. 멘델은 7가지 형질만 발표했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형질을 이용했다. 최소한 50여 가지 이상의 형질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실험을 거듭할수록 자신이 생각한 유전 모델 가설에 부합되지 않는 데이터들이 자꾸 등장하였다. 이것을 DNA의 연관이나 교차, 또는 다른 이유에서 오는 유전현상들의 결과인지 멘델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이쯤 되면 포기하고 ‘유전법칙은 없다’라고 결론을 내릴지 모르지만, 멘델은 정리할 수 없는 나머지 43가지의 데이터들은 그냥 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유전모델에 부합되는 7가지 형질만 “골라서” 발표하였다.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마치 진리의 일부분처럼 믿어왔던 것의 실상이다.

  우리 주변의 기독교만 보아도 니케아종교회의에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조작한 교리를 마치 신이 내린 진리로 속여 거대한 종교를 탄생시킨 것을 보면 맹신이란 것의 위력은 놀라울 정도다. 스스로에게 항상 물어보라. 자신이 이런 맹신에 빠져있지 않는가를… 진리란 모든 것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김태무진 기자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