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마흔 네 개의 안면근육을 갖고 있다. 이 근육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는데 이 중 3개의 근육만 사용해도 무려 40가지 얼굴표정이 가능하다. 말 그대로 오만가지 표정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표정, 이 표정에는 숨겨진 힘이 있다.

표정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감정과 정서를 표출하는 외부기관이다. 그리고 아무리 숨기려고 하여도 표정에는 그 사람의 진실이 드러난다.

미국에는 이런 표정에서 진실을 읽어내고 감정을 읽어내는 것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기관도 있다. 이곳에서는 대화중 표정에서 순간적으로 감정이 스치는 표정을 보여주고 어떤 표정이었는지 맞추는 훈련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가름하는 기술을 키운다. 실제로 이런 기술은 미국의 재판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변호할 때의 표정을 비디오로 녹음시키고 표정을 연구하여 증언의 진위여부를 판단의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표정에는 또 하나 강력한 힘이 있다. 바로 표정으로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 많은 연기자들이 어떤 감정을 스스로 끌어내기 힘들 경우에는 오히려 표정부터 그 감정에 맞게 짓는다. 그러면 자연히 슬픔, 기쁨, 분노 등 그것에 맞는 감정이 생성되어 연기가 가능하다는 통설이 있다.

한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한 팀은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짓게 하고 다른 한 팀은 억지로 찡그린 표정을 짓게 하여 같은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하였다. 그리고 얼마나 재미있었느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억지로라도 웃는 얼굴로 시청한 팀은 10점 만점에 평균 7점을, 찡그린 얼굴로 시청을 한 팀은 평균 4점을 주었다. 이러한 효과를 심리학에서는 안면 피드백 효과라고 하는데 현재 어떤 표정 근육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는 그것에 맞는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표정의 숨겨진 힘에는 바로 전염성에 있다. 우리가 어떤 이의 표정을 보았을 때 그 감정에 공감을 하여 기쁘면 같이 기쁘고 슬프면 같이 슬퍼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것에 관하여 UCLA의 마르코 야코 보니 박사는 FMRI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보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마음 상태도 똑같이 변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은 타인의 감정을 모방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 뇌의 거울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웃는 표정을 보여주었을 때 거울 신경세포의 활성화로 뇌는 자신이 웃을 때와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표정은 여러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표출하고 또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자신의 감정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표정을 통한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 모두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여졌다.

우리는 스스로를 또 다른 이들을 위해서라도 웃고 다녀야 한다. 표정을 통한 감정은 그 만큼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웃는 표정을 지으면 그 만큼 더 모든 세상이 행복해질 것이다. 물론 분노하거나 슬픈 표정을 지으면 그 만큼 세상이 슬픈 세상이 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원리다. 주님은 항상 웃는 표정을 하고 다니라고 말씀하신다. 주님이 던진 이 화두에는 이처럼 여러 과학과 그 이상의 것을 포괄하는 행복한 삶의 열쇠가 들어있다.*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