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경에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말씀대로, 죄를 지은 대가로 고통이 수반된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일찍이 터득하신 이긴자께서는 벌을 받아야 죄가 사해질 수 있지, 벌을 받지 않고서는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피가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피인 고로 조상들이 지은 죄도 그 피 속에 다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천년에 걸쳐서 조상들이 지은 죄를 한꺼번에 사하여 당대에 영생을 쟁취하려고 하니까 죽음의 고통을 수없이 당해야 하는 것이다.

육신을 짓이기는 반대생활만이 죽음의 고통을 극복하는 길이 아니다. 이긴자께서 밀실에서 과거를 생각할 수 없는 경지와 가족을 의식하려야 의식할 수 없는 경지 그리고 정욕이 일어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했어도 마지막 도통의 관문이 바로 대상자를 이기는 것이었다. 바로 대상자를 이기는 정도에 따라 나를 의식할 수 없는 무아(無我)의 경지라는 정상을 향하여 한 계단씩 올라갈 수 있었다.

대상자는 자신의 주위에 한 두 명 정도 있는 것이다. 직장에 나가면 왠지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가 대상자이다. 그 대상자를 이겨야 하는데 주먹이나 무기로 싸워서 이기는 것도 아니요 권력과 지위를 이용하거나 붕당을 지어서 권모술수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겨야 한다. 왠지 시기하고 질투하던 사람이 진심으로 여러분을 존경하고 좋아하게 될 때 이긴 것이 된다고 이긴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긴자는 심지어 자식뻘밖에 안 되는 청년이 희롱을 하고 노골적으로 자신을 갖고 노는 모멸감을 당해도 끝까지 참고 견디면서 ‘당신 인상 무지무지 좋습니다.’라고 했다. 인상도 좋지 않고 마음씨가 고약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칭찬을 하려고 하니까 십년 전에 먹었던 것이 올라오려고 했다고 간증하셨다. 백번 쳐서 안 넘어가는 사람 없다고 그 사람을 자꾸 칭찬해주니까 나중에는 입을 벌리고 웃었던 것이다. 자기는 안 웃으려고 했지만 결국 웃었고 자기는 졌던 것이다.

대상자를 이기는 정도에 따라 나를 의식할 수 없는

무아(無我)의 경지라는 정상으로 올라 갈 수 있어

이렇게 나의 대상자를 사랑으로 이기는 것은 성경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계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자유율법>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계명도 될 수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원수는 마귀인데, 하나님의 자식이 원수 마귀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나 불경에 ‘나를 항상 버리라’는 뜻을 제대로 아는 자만이 대상자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승리제단에 백 날 나와서 ‘나’라는 주체의식이 <마귀>라고 가르치는 이긴자의 말씀을 매일 귀로 들었어도 대상자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가 있다면, 듣는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이다.

끝으로 이긴자께서 가르쳐주신 대상자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두 가지를 캐내어 살펴본다.  

첫 번째로 ‘나’라는 것이 마귀라는 것을 제대로 깨달은 자는 대상자가 나를 미워하면 오히려 고소하게 여기며 더 미워해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나가게 된다. 왜냐하면 ‘나’라는 마귀를 대상자가 대신 미워해주니 내 속에 갇힌 하나님(양심)의 입장에서는 고맙고 감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대상자를 사랑으로 이기는 또 다른 방법은 그 대상자의 곤고한 사정과 형편을 살필 줄 아는 심령이 갖추어졌을 때 가능한데, 교만과 시기질투가 없는 청결한 마음바탕 위에 ‘누구든지 내 몸’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자만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박태선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