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1일은 한국 기독교계, 신학계에 각별하게 기억될 날이 아닌가 한다. 감리교 신학대학에서 열린 한국조직신학 공개 토론회에서 “인간이 100% 하나님이 될 수 있어요." 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이 내용은 한겨레 신문에 대서 특필되고, 중앙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뉴스앤조이 등에 보도되었다. 많은 네티즌들의 블로그에도 큰 관심사로 떠 올랐다.

1981년부터 <승리제단>에서 ‘사람이 본래 하나님이며 하나님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구세주께서 줄곧 외쳤던 구원론에 상당히 근접한 신학적 논리가 26년이나 지난 오늘에 용기있는 기독교인 철학자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담론이 제기된 것이다.

이날 제기한 그의 발제문에는 '불편한 진실'들을 터놓는 공개적 담론의 장을 마련하여 기독교를 새롭게 활성화시키는 촉발제가 되자는 것이 취지였다. 토론에선 그동안 교계에서 금기시된 쟁점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외국과 달리 보수 교계의 권위주의 때문에 자유로운 성서 해석 논쟁이 억눌려 왔던 한국에선 보기 드문 일이었다. 도올이 먼저 자신의 주장을 발제하자 원로 신학자 김광식 박사(전 연세대 교수)가 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광식 교수는, 도올의 도발적인(?) 주장에 싹둑복음이니 하며 폄하하려 했으나, 이에 도올은 한국 기독교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것은 이런 자신의 주장을 싹뚝 잘라 받아들이지 않는 풍토 때문이라고 일갈하며 맞받아쳤다. 김경재 교수는 예수 메시아론 같은 육화논리는 고대에 흔히 있었던 논리였다며 예수만이 메시아가 된다는 논리에 불만을 표출하며 다원주의적인 메시아론의 하나 정도로보려는 관점을 피력하였다.

이날 토론회가 시작된 오후 3시 전 방청객 700여명으로 복도까지 가득 차 출입문을 봉쇄해야 할 정도였는데,  도올 교수는 “철학 토론회에서는 나른하게 느껴지는 때가 많았는데 신학 토론회가 이렇게 활기를 띠는 것은 한국 신학과 기독교계에 희망이 보인다."고 하였다.

참석자들 면면을 바라보면서 한국 기독교 교계의 박제화된 보수교리와 정신적 공황에서 헤어나고 싶어하는 청년들의 본원적 생명으로의 구원을 갈망하는 표출이 역력하지 않았나 기자는 생각에 잠겨 보았다.*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