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말에 공산주의 몰락이 어떻게 해서 구세주 정도령(正道令)의 전지전능에서 비롯되었는지 알아본다.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냉전체제 해체에 기여하였다고 인정되어 199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지만, 그 배경에는 고르바초프의 심령을 조종하고 이끌었던 하나님의 숨은 역사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동서 이데올로기의 양극체제에서 공산주의를 먼저 제거했다고 해서 서양의 민주주의가 지상천국 실현에 적합한 이념일 것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곤란하다. 지상천국에는 영생(永生)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성립하는 오직 하나의 이념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내 몸처럼 여겨라>는 정도령 사상은 공산주의이니 민주주의이니 그러한 상대적인 이념을 초월해서 인류를 하나로 만드는 철학이요, 절대적인 유일무이한 이념이다. <누구든지 내 몸처럼 여겨라>라는 자유율법은 인류의 뿌리를 밝힌 ‘사람의 조상이 하나님이다’라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온 우주를 영원무궁토록 지배할 진리임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초에 ‘사람이 신(神)이요, 만물이 신(神)이다’라는 기치를 앞세운 정도령의 출현은 무신론(無神論)을 고수하는 공산주의 몰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역사적인 필연을 내재하고 있었다. 또한 정도령에 의해서 공산주의를 없앴다는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하나님은 개방(글라스노스트)과 개혁(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추진했던 고르바초프를 출생부터 소련의 초대 대통령 권좌에 이르기까지 주장하셨다.

냉전체제의 종식을 위한 미·소 정상회담

1980년대 중반에 정도령은 단상에서 예배 도중에 오른팔을 힘차게 치켜들고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고르바초프 너, 레이건 대통령하고 정상회담 해!”라고 명령하였다. 명령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1985년 11월 19일, 20일 양일간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1985년 3월 10일 체르넨코의 사망으로 그 다음 날(11일) 고르바초프가 당서기장에 선출되었다. 또 그 다음 12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소련의 군축회담이 열렸는데, 소련의 군축회담 대표단은 체르넨코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본국의 훈령을 받고 제네바로 향했다.

소련의 제1인자가 된 지 9개월 만에 미·소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 이전에 고르바초프는 외교위원장 신분으로 1984년 12월에 영국을 방문하여 대처 총리에게 신뢰할 만한 인물로 각인되었으며 서방세계에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레이건은 고르바초프에게 양국의 보좌진을 물리치고 단 둘이서 호수 주변을 산책하자고 했고, 고르바초프는 이 제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두 정상이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오가면서 정상회담을 여는 계획을 세웠다는 말에 보좌진들은 기절할 뻔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정상의 다음 회담은 약속한 대로 양국의 수도에서 열리지 않고 대신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그 이듬해 10월에 열렸다.

고르바초프와 단 둘이서 회담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레이건에게 조언한 백악관 참모 마이클 디버는 두 정상의 밀담이 궁금하여 ‘소련 지도자에 대해 알아낸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레이건은 ‘그는 신을 믿더군’ 거의 속삭이듯이 대답했다.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 하나님을 믿는단 말입니까?” “마이클, 잘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가 전지전능한 존재를 믿는다고 생각하네.” 공산주의 체제는 어떤 종교와도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마이클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고르바초프의 발자취

고르바초프의 고향은 카스피 바다 서쪽에 위치한 코카서스(Caucasus)이다. 인류 발상지의 한 곳으로 꼽히는 곳으로, 특이한 역사적 배경, 즉 여러 방향에 걸친 민족의 이동, 이주로 인해 많은 수의 소수민족이 거주한다. 심한 경우에는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종족과 언어가 다를 정도여서 흔히 인종 전시장이라고 불리며, 부족수는 200개가 넘는다. 고트족, 훈족과 몽고족, 이어서 페르시아인과 터키인이, 19세기 경에는 러시아인이 이 협곡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진출했던 러시아인이 넓고 광활했던 이 산악지대의 주인이 되었다.

 …  <20세기 말 세계정세를 주도한 인물들>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