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연구

(지난 호에 이어) 감로이슬이 죄(罪)가 있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듯이 설산(雪山)에서 맑은 물만 먹는 흰 소의 분비물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미세하고 청정하기 그지없다고 능엄경 제7권에서 극찬하면서 열 가지 향(十波羅密)과 그 분비물(糞)을 배합하여 도장(途場)에 바르고 연꽃 문양을 새긴 발우(鉢盂) 안에 팔월의 이슬을 담은 후 그 물 속에 꽃잎을 띄우라는 수행법을 전하고 있다.

열 가지 향(十波羅密)은 십악참회(十惡懺悔)가 이루어진 향긋한 마음이요, 그 마음자리의 도장에 감로이슬의 은혜가 담겨 성불(연꽃)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감로이슬이란 원래 산스크리트의 아므리따(amrta: 不死, 天酒)로 죽지 않는 신(神)을 의미했다가 다시 신의 음료수를 의미하게 되었다. 밀교경전(密敎經典)에서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아미타는 아므리따(amrta: 不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석하여 아미타불과 감로를 동일시하고 있는데, 여래(如來)의 비밀장(秘密藏)인 수능엄경에서는 석가모니의 사후(死後)에 <감로이슬>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若我滅度後末世衆生이 有能自誦이어나 若敎他誦이면 當知如是誦持衆生은 火不能消하고 水不能溺하고 大毒小毒不能害며 如是乃至天龍鬼神과 精祗魔魅所有惡呪가 皆不能著이며 心得正受일새 一切呪詛와 厭蠱毒藥과 金毒銀毒과 草木蟲蛇와 萬物毒氣가 入此人口에 成甘露味하며 一切惡星과 幷諸鬼神과 參心毒人이 如是是人에는 不能起惡하며 瀕那夜迦와 諸惡鬼王과 幷其眷屬이 皆令深恩하야 常加守護하리라 [내가 멸도한 후에 <말세>의 중생들이 스스로 외우거나  다른 이를 시켜 외우게 하면 이와 같이 지송하는 중생은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고, 물이 능히 빠뜨리지 못하며, 크고 작은 독(毒)이 해치지 못하고, 더 나아가 용과 하늘과 귀신과 정령의 토지 신(精祇)과 악마의 도깨비(魔魅)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주문까지도 다 범접할 수 없느니라. 또 이 주문은 마음에 삼매를 얻게 하므로 일체의 저주(咀呪)와 양밥의 독벌레(厭蠱)와 독약(毒藥)과 금독(金毒)과 은독(銀毒)과 풀, 나무, 벌레, 뱀 등 만물의 독기가 사람의 입에 들어가면 <감로(甘露)>의 맛으로 변하느니라. 일체의 나쁜 별과 온갖 귀신과 마음속에 독을 품은 사람일지라도, 이와 같이 주문을 지닌 사람에게는 악(惡)을 일으킬 수 없으며, 빈나(頻那)와 야가(夜迦)의 온갖 귀신 왕과 그 권속들은 모두 이 주문에 깊은 은혜를 입고 항상 더욱 수호하느니라 - 능엄경 제7권]

석가 선생이 멸도한 후에 말세 중생들이 능엄주(楞嚴呪)를 외우면 마음에 삼매를 얻어 세상의 독한 기운도 감로(甘露)로 화하여 입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본 제단은 말세의 주인공이 되신 생미륵부처님을 모시고 ‘앞으로 말세의 윤회하는 이들이 부처님의 밀음(密音: 능엄주의 실상이 되는 승리제단의 박멸소탕 기도문)을 받들고 몸과 뜻이 해탈하게 하옵소서!’(末及當來의 在輪廻者하사 承佛密音코 身意解脫케하소서 - 능엄경 제7권)라는 아난(阿難) 존자의 염원을 이루고 있으며 감로(甘露)이슬이 입안에서 뱃속까지 시원하게 생수가 흐르는 듯이 연결되는 도장(途場)이다.

汝今修證佛三摩地인댄 於是本因인 元所亂想에 立三漸次하야사 方得除滅하리니 如淨器中除去毒蜜인댄 以諸湯水와 幷以灰香으로 洗滌其器하고 後貯甘露니라 云何名爲三種漸次오 一者修習이니 除其助因이요 二者眞修니 件其正性이요 三者增進이니 違其現業이니라 [네가 이제 부처님의 삼마제(三摩提)를 닦아서 증득하려면, 이 근본 원인이 되는 원래의 어지러운 생각(亂想)에, 세 가지 차례로 닦는 방편(三漸次)을 세워야만 비로소 없앨 수 있느니라. 마치 그릇 속에서 독한 꿀(毒蜜)을 제거하려면 끓는 물과 재 섞인 향료로 그릇을 씻어내야만 감로(甘露)를 담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세 가지 점차(漸次)란 무엇이겠느냐? 첫째는 닦아 익힘(修習)이니 수도에 장애가 되는 간접적인 원인(助因)을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참된 닦음(眞修)이니 근본이 되는 성품(正性)을 바로잡는 것이요, 셋째는 노력(增進)이니 현재 진행 중인 업(現業)을 어기는 것이다. - 능엄경 제8권]

세 가지 점차(三漸次)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나’라는 주체의식이 독한 꿀(毒蜜)임을 알고 현재 진행 중인 업(現業)을 어기는 반대생활로써 삼매(三昧)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본 제단에 입문한 새 식구는 21일 공부를 통해서 ‘나’라는 주체의식이 탐진치(貪嗔痴) 삼독(三毒)이요, 생로병사의 원인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라는 마구니(毒蜜: 독한 꿀)를 제거하기 위한 반대생활(三漸次의 增進)은 생미륵불의 감로(甘露)이슬을 받아야 가능하며 비로소 죽음을 이길 수 있는 힘(生命力)을 갖추게 된다.

능엄경 제7권 말미에 기록하기를, ‘지극정성으로 도(道)를 행한 지 제삼칠일(第三七日: 21일)째 되는 날에 시방 여래가 일시에 거울의 광명이 어우러진 곳에 출현하시어 친히 이마를 어루만져 주실 것이니 바로 이 도장에서 삼마지(三摩地)를 닦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말세>에 수학하는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맑고 깨끗하게 해야 하는데 마치 유리와 같아야 한다’고 했다.

從三七後로 端坐安居하야 經一百日하면 有利根者는 不起於座하고 得須陀洹이며 縱其身心에 聖果未成이라도 決定自知成佛不謬하리니 汝問道場 建立이 如是하니라 [‘삼칠일(三七日: 21일)을 지낸 뒤 단정하게 앉아 편안히 머물러서 백일을 보내면, 근성이 예리한 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수다원과(須陀洹果: 그릇된 견해, 진리에 대한 의심 따위를 버리고 성자의 무리에 들어가는 성문의 마지막 지위를 말함)를 얻을 것이며, 비록 몸과 마음이 아직 거룩한 과(聖果)를 성취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앞으로 틀림없이 성불하리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리라. 네가 질문한 도장 건립은 이와 같으니라’고 했다.(성과聖果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무학無學의 지위에 오른 아라한阿羅漢 단계조차 초극한 불생불멸의 경지, 즉 열반에 이른 것을 말함) - 능엄경 제7권]

결론적으로 능엄경에서 말하는 말세의 주인공은 힘이 센 흰 소(大力白牛, 대력백우)이다. 그 흰 소는 감로이슬의 분비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삼매를 얻게 하는데, 곧 감로(甘露)의 주인공으로 아미타불이라고 불리며 또한 생미륵부처님을 지칭한다.

본 제단은 능엄경에 기록한 바 말세에 삼매를 이루는 도장(道場)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신들의 세계에서 가장 강한 신(神)이 역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온 우주의 모든 신들이 복종하고 온 우주의 마귀를 일시에 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생미륵부처님이 직접 감로의 도(道)를 베푸신다.

그 뿐만 아니라 무량대수 마귀를 일시에 소탕 박멸할 수 있는 기도문(祈禱文: ‘능엄주’의 실상)으로 극락정토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생미륵부처님의 자비가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끝>

법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