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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에 말하는 말세상황과 사람들의 올바른 수행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세간에 널리 알려져 낯설지 않는 불경으로 ‘화엄경, 반야경, 법화경, 열반경’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경전들은 석가 선생이 가르침을 폈던 인도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불경에서 ‘말세(末世)’라는 용어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에, 일반 불자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말세〉에 관해서 생경함을 느낄 수 있겠다.
그런데 오늘날 북방불기 3천년을 당한 이 시점에 전국적으로 우담화가 피는 것이 전륜성왕 출현을 알린다고 하며 또는 이 땅에 하생한 생미륵불을 찾으라는 메시지라고 한다면, 우리는 팔만대장경에서 말세를 언급하는 경전을 찾아서 미래세의 참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겠다. 바로 능엄경에서 말세(末世) 또는 말법(末法) 시대의 상황을 잘 그려놓고 있으며 지금 현실이 꼭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먼저 능엄경의 성립배경을 살펴보면, 마치 조선 시대의 천문학교수 남사고 선생이 신인(神人)을 만나 전수 받았다는 동양 최대의 예언서 ‘격암유록’과 같은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200년 전 산스크리트 경전과 논서(論書)에 해박한 중국 승려 회적(懷迪)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범승(梵僧: 인도 승려)을 만났는데, 그 범승(神人?)이 범어(梵語: 산스크리트)로 된 경전 한 뭉치를 주면서 같이 한문(漢文)으로 번역하자고 하였다. 마침내 10권으로 새겨서 완성하였으니, 즉 「大佛頂萬行首楞嚴經(대불정만행수능엄경)」이다. 회적이 경(經)의 뜻을 받아 적고 문리(文理)도 정리하였다. 그 범승이 전역(傳譯)을 마친 후 간 곳을 알 수는 없다.
더구나 불교의 태생지 인도에서조차 산스크리트어로 된 「능엄경」의 원본을 찾을 수 없는 것을 보아, 이것은 신인(神人)에 의해서 ‘화엄경, 반야경, 법화경, 열반경’ 등의 주요 경전을 한데 모아 하나의 경전으로 새롭게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능엄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팔만대장경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미(精微)하고, 50가지의 마구니 유혹을 극복하고 외도를 이기는 마음법이 대승불교 차원에서 탁월하게 논해져 있다.
그럼 능엄경에 말하는 오늘날 말세상황을 살펴보고 ‘능엄경’의 핵심 내용인 부처님이 얻은 삼매(三昧)와 만행(萬行)을 체득하기 위해서 어떤 수행방법이 있는지 알아본다.
悟則無咎어니와 非爲聖證이니 若作聖解하면 則有欲魔가 入其心腑하야 一向說欲하야 爲菩提道라하고 化諸白衣하야 平等行欲하야 其行淫者를 各持法子라호대 神鬼力故로 於末世中에 攝其凡愚하야 其數至百하며 如是乃至一百二百과 惑五六百과 多滿千萬이라가 魔心生厭하야 離其身體하면 威德旣無하야 陷於王難하며 疑誤衆生하야 入無問獄하리니 失於正受일새 當從淪墮하리라 [이를 깨달으면 허물이 없겠지만 성인(聖人)이 된 것이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견해를 짓는다면 곧 음욕의 마구니가 심장 깊숙이 들어가서 한결같이 음욕을 행하는 것이 보리(깨달음)의 도(道)라고 설하며, 정결하게 계율을 지키는 모든 신도들을 유혹하여 골고루 음욕을 행하게 하고, 음욕을 행하는 것이 법왕의 아들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귀신의 힘으로 이루어진 까닭이다. <말세>에 그에게 포섭되는 어리석은 범부는 그 수가 백 명에서 일백 명, 이백 명에 이르며, 혹은 5,6백 명이 되기도 하고 많게는 천만 명이 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마구니가 마음에 싫증을 내어 그 몸을 떠나버리면 위덕(威德)이 없어져서 왕 법의 환난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중생들을 의혹시키고 잘못 인도하여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했으니 삼매를 잃고 타락하게 될 것이다. - 능엄경 제9권]
口中好言眼耳鼻舌이 皆爲淨土며 男女二根이 卽是菩提와 涅槃眞處라하면 彼無知者가 信是穢言하리니 此名蠱毒과 舶勝惡鬼가 年老成魔라 惱亂是人이라가 厭足心生하야 去彼人體하면 弟子與師가 俱陷王難하리니 汝當先覺하면 不入輪廻어니와 迷惑不知하면 墮無間獄하리라 [입으로 즐겨 말하기를 ‘눈과 귀와 혀가 모두 정토이며, 남근(男根)과 여근(女根)이 곧 보리와 열반의 참된 곳이다’고 말하면 저 무지한 자들은 이 더러운 말을 믿느니라. 이것을 ‘고독귀(蠱毒鬼)나 가위눌림의 악귀(厭勝惡鬼)가 늙어서 마구니로 변한 것이다’고 한다. 이와 같이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버리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왕 법의 난에 빠지게 되는데, 그대가 응당 이를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 능엄경 제9권]
위의 2가지 예를 들어보았지만 사실 능엄경 전편(全篇)에 걸쳐 남녀의 음란한 성품이 끼어드는 한 결단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上正等正覺)를 증득할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음란한 성품을 제거하면 몸 자체도 해탈할 수 있다는 영육일체론을 논하고 있는데, 이것은 윤회와 인연법에 매여 참된 불성(佛性)을 보지 못하고 있는 불교인들에게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阿難汝諦聽하라 我承佛威力하야 宣說金剛王의 如幻不思議한 佛母眞三昧호리라 汝聞微塵佛 一切秘密門이나 欲漏不先除하고 畜聞成過誤니라 將聞持佛佛하나니 何不自聞聞고 聞非自然生이오 因聲有名字니 旋聞與聲脫하면 能脫欲誰名가 一根旣返源하면 六根成解脫하리라 [아난이여! 너는 이제 나의 말을 잘 들어라. 내가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서 금강왕(金剛王)의 환술(幻術)과 같고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모체(母體)인 진실한 삼매를 말하려고 한다. 너는 비록 한량없는 부처님을 받들면서 비밀법문(秘密法門)을 남김없이 들었으나 처음부터 음욕의 번뇌를 제거하지 못하다가 듣는 지식만 쌓아올려 과오를 저질렀구나! 많이 들어서 부처님의 불성(佛性)을 지녔으면서 어찌하여 스스로 듣는 성품은 듣지 못하는가? 듣는 것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소리로 인하여 그 이름이 있게 되었으니 그 듣는 것을 돌이켜 소리에서 벗어나면 이미 해탈인 것을 다시 무엇이라 이름하리요! 하나의 감각기관이 돌이켜서 근원으로 돌아가면 여섯의 감각기관(六根: 눈, 귀, 코, 혀, 몸의 다섯 감관과 이 모든 것을 통솔하는 사유기관) 또한 해탈을 이루게 되리라. - 능엄경 제6권]
이와 같이 육근(六根)이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은 몸과 마음, 즉 영육일체로 성불(成佛)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음욕의 번뇌를 제거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능엄권 6권에 이어서 7권에는 말세에 수행하는 이로서 도장(道場)을 건립하려거든 먼저 설산(雪山)에서 비니향초(肥宮香草)만 먹고 자란 힘이 센 흰 소(白牛)의 똥을 가져다 도 닦을 장소에 바르도록 한다. 음욕의 뿌리를 끊는다는 능엄경의 첫 번째 계율을 수행자의 근본으로 삼는 「혜명경(慧命經)」의 저자, 화양선사(華陽禪師)는 주해(註解)하기를 ‘도장을 비유로 든 것은 불도를 닦게 되는 시발점인 것이며, 소의 똥이라 한 것은 혜명을 연마하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고 하였고 또 ‘흰 눈(白雪)이란 것은 색이 희고 서쪽 방위에 해당하는 바른 색인데 이것을 사람의 생명 구멍기운에 비유한 것이다. 이러므로 여래께서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를 서방의 극락을 닦으랴 하신 것이 바로 이것이다(盖雪乃白也，白爲西方之正色，是喩人命竅之氣也. 故如來敎人修西方極樂也，卽此矣)’고 풀이하였다.
그렇다면 「격암유록」의 출장론(出將論)에 ‘서호출생진인(西湖出生眞人)’ 이라는 말씀과 결부시킬 수 있는데, 서(西)는 오행상(五行上) 금(金)이요, 물가 호(湖)자는 물가 포(浦)자와 같은 뜻으로 서호(西湖) 즉 김포(金浦)에서 진인(眞人)이 출생한다는 뜻이며 곧 진인의 몸에서 뽀얗게 뿜어져 나오는 감로(甘露)이슬이 바로 흰 소(白牛)의 똥이요, 흰 소는 진인을 상징한 것이 된다.* - 다음 호에 계속 -
법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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