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중요한 시험이 있어 밤을 새워 공부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시험을 응시해야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앞으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우선 자고나서 생각하라’는 미국 속담을 들려주고 싶다.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수면과 기억에 관한 논문을 기재한 독일의 얀 볼 교수. 그는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학습한 내용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얀 볼 교수는 지적수준이 비슷한 여러 의대생을 실험자로 하여 두 그룹으로 나누고 모두에게 짝지어진 단어가 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각 단어의 짝을 암기하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한 쪽 그룹은 잠을 재우고 다른 그룹은 잠을 재우지 않았다.

8시간 후 의대생들에게는 간단할 것 같은 쪽지 시험을 실시했을 때 비수면 그룹은 수면 그룹에 비하여 절반정도나 뒤처지는 정답률을 보였다. 얀 교수는 실험을 통해 말하길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은 기억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그 날의 잠을 못잔 비수면 그룹의 나쁜 컨디션의 상태를 고려해 3일후 모든 실험자가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 후 단어 시험을 다시 실시하였지만 비수면 그룹과 수면 그룹의 정답률 차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것에 관하여 신경 전문가들은 기억은 은행에 저장해놓은 예금이 아니며 부족한 잠을 나중에 보충한다 하여도 그때 학습한 기억은 향상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벨기에의 수면 학자 피에르 마켓은 FMRI를 통해 인간의 수면시 뇌 활성화 부위와 인간의 학습시 뇌 활성화 부위가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수면 중 뇌의 어느 곳이 활성화가 되는가? 실험을 통해 우리가 학습을 할 때 가장 활성화 되는 뇌의 부위는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그리고 전두엽 측두엽 부위라는 것을 관찰결과 확인했다. 그리고 수면중 램 수면(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며 꿈을 꾸는 수면상태) 상태를 관찰한 결과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뇌 부분 역시 해마였다. 해마란 측두엽 안쪽의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즉 기억이란 잠을 자는 시간에 신경세포들이 서로 충돌하고 신경전달 물질이 서로 교류하면서 기억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이 현재 학계의 전반적인 주장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 속에서 뇌의 놀라운 기능이 발휘된다.

하버드대 매튜 워커 교수는 어려운 손가락 운동 학습실험이란 것으로 그것을 발견 및 증명했는데 실험자들에게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어렵고 또는 쉬운 여러동작을 지시하고 그것을 기록한 후 수면 그룹과 비수면 그룹으로 나누고 8시간 이후 실험자 모두에게 다시 그 동작을 반복 하였다.

결과는 어려운 동작일수록 수면 그룹이 비수면 그룹보다 더 잘 실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을 취한 후 어려운 동작은 60~70% 정도가 향상되었지만 쉬운 부분은 특별히 변화되지 않았다. 쉬운 부분은 이미 그 당시 뇌가 충분히 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면 중 뇌는 어려운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잠을 많이 잔다해서 기억력이 무한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수면 시간이 지나면 기억력은 더 이상 향상되지 않는다. 때문에 일정량의 규칙적인 수면습관은 더욱 높은 학습효과를 가져온다.*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