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륵의 하생(下生)을 염원하는 익산 미륵사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조희성님이 논산 훈련소 교관으로 있으면서 세운 금마재건 중·고등학교가 보인다. 동고도리 마을을 지나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왕궁리 5층석탑에 이른다. 1965년에 북쪽으로 기울어져 가던 탑신(5층석탑)을 복원하기 위해 해체*보수하던 과정에서 주춧돌 품자형(品字形) 사리공에서 녹색의 유리로 만든 사리병을 비롯해 금제금강경판,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등이 발견되었다.
5층석탑(국보289호)의 조형미를 볼 때, 3단으로 구성된 지붕돌 층급받침의 기법은 신라탑의 양식을 가미하고 있으며 단층기단과 얇고 넓은 지붕돌과 지붕돌 모서리의 날렵한 들림 등 전체적인 이미지가 전형적인 백제탑의 모습이다. 동·서의 문화양식이 조화롭게 결합된 5층석탑에서 발견된 금제금강경이 백제 무왕 때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됨으로 사비(부여)에서 금마(익산)로 도읍을 옮겼다는 천도설을 뒷받침한다. 중국 육조(六朝)시대의 문헌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 ‘백제 무왕이 지모밀지(枳慕蜜地ㆍ현재 왕궁리 근처)로 천도해 새로 사찰을 경영했다. 639년 11월 하늘에서 뇌성 벼락을 치며 비가 내려 새로 지은 제석정사(帝釋精舍)가 일시에 불타버렸다. 큰 화재에도 불구하고 7층목탑 아래 초석 속에 넣어두었던 보배 가운데 부처님 사리 6개를 담은 불사리병(佛舍利甁)과 19매의 금강경(金剛經)만이 기적적으로 무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무왕은 불사리병과 금강경을 새로이 모실 탑을 쌓도록 하였는데, 바로 그 탑이 익산 왕궁리 5층석탑이다.
조희성님이 장교시절 때에 군 업무를 마치면 야간학교를 열어 전쟁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 민간인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 부대를 옮겨가는 곳마다 야간 중고등학교를 세웠는데 7개나 된다. 그 중에 익산에 금마재건 중·고등학교는 62년에 논산훈련소 독도법 교관으로 계실 적에 세웠다. 그런데 62자가 빠져 있는 금제금강경(국보123호)이 생미륵불께서 익산을 떠난 지 3년째 되던 1965년에 5층석탑에서 기지개를 켜고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되었는데 이러한 인연이 부처님의 발자취와 무관하지 않는 듯하.* 법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