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반야바라밀경>의 부처님 말씀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참을 ‘인(忍)’에 있다. 생미륵불 조희성님의 전언(前言)을 살피면, 금강(바즈라vajra; 벼락같은 성령의 검으로 마귀를 베어버림)이란 ‘나를 이기고 마귀를 이기고 사망권세를 이겨 성불할 수 있었던 무기’인데  바로 끝까지 참고 견디는 인내력이었다. 인내력은 변덕쟁이의 성품을 지닌 마귀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부처님만이 지닌 지고지선의 성품 중에 제일이며, 아상(我相)이 되는 마귀를 없애는 부처님의 유일무이한 무기다. [「금강경」불수불탐분(不受不貪分) 제28편; 若復有人 知一切法無我 得成於忍 此菩薩 勝前菩薩 所得功德]

오직 보살마하살(미륵부처님)만이 일체중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진탕만탕 마귀’를 멸하여, 모든 중생들을 다 무여열반(無餘涅槃)에 이끌 수 있다. 왜냐하면 생미륵부처님은 사상(四相)이 되는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없애는 「멸마광의 감로(滅魔光卽是甘露)」를 증득하셨기 때문이다.[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 제3편 참조]

사상(四相)이란 네 가지의 모양이라는 뜻인데, 금강경에서 ‘생각 상(想)’으로 하지 않고 모양이나 생김새를 나타내는 ‘서로 상(相)’으로 표현한 이유는 그만큼 ‘나’라는 개체의식이 굳을 대로 굳어져 형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나(我)라는 주체의식이 마귀 영(靈)의 형체로서 기득권을 쥐고 원래의 불성(佛性)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미륵부처님의 가르침을 승리제단에서 들을 수 있다.

이제 ‘나’라는 주체의식을 이루고 있는 마귀의 네 가지 상(相)을 조목조목 밝히고, 결론에 가서 어떻게 하면 마귀의 사상(四相)을 제거할 수 있는 지 그 방법을 생미륵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알아보자.

첫째, 아상(我相)은 자만의식 또는 자존심인데 가령 자신의 인격에 흠집을 내면 발끈하거나 분통을 터뜨리면서 씩씩거리는 따위를 말한다. 이에 대하여 육조 혜능은 ‘재산이나 학식, 가문을 믿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것(범부의 아상)’과 ‘나는 수행자니 높고, 너는 한심한 중생이라고 내리까는 고약한 버릇(수행자의 아상)’으로 세밀하게 쪼개어 설명하고 있다.

둘째, 인상(人相)은 차별심인데 내 중심으로 생각하고 남의 생각을 무시한다든지 또는 자신의 공덕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어 자랑함으로 남보다 우월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옆집 사람은 티코 경차를 끌고 다니지만 나는 값비싼 그랜저를 타고 다닌다는 비교의식 등을 말한다. 육조 혜능의 설명에 의하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실천하지만 그 행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것(범부의 인상)’과 ‘규율은 내 속에 있다면서 파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수행자의 인상)’이 있다.

셋째, 중생상(衆生相)은 열등의식을 꼽을 수 있는데 한마디로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인데, 불가능이 없는 부처님의 성품과 거리가 멀다. 중생상에 집착되어 있는 인생들은 ‘본래 사람이 하나님이다’의 진법을 비웃고 하나님이 되기를 거부한다. 한편 육조 혜능은 ‘좋은 일은 자신이 가지려 하고, 나쁜 일은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것’을 중생상의 한 단면으로 보았다.

넷째, 수자상(壽者相)은 나잇살 먹었다고 어린 것이 먼저 인사하기를 바라고 자신이 낳은 자식이라고 이것저것 심부름시키거나 함부로 대하는 것을 가리킨다. 부처님의 성품은 나이가 없고 불생불멸이기에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은 동갑내기의 부처님으로 여기게 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수자상에 집착되어 걸핏하면 나이의 적고 많음을 따진다. 그런데 수자상의 가장 큰 병통은 ‘인간은 한 번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마귀의 유한한 생각에 세뇌당하여 생미륵부처님께서 설하는 영생의 도를 배척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네 가지의 상(相) 가운데 인상, 중생상, 수자상은 아상(我相)의 곁가지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생미륵부처님의 설법을 궁구(窮究)하면, 아상은 너와 내가 다르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는 ‘나’라는 주체의식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위없는 인내력을 겸비하신 조희성님께서 아상(我相: 나라는 주체의식)이 곧 마귀라는 사실을 알고 무아경지(無我境地: 나를 없앤 경지)에 이르기 위해 평생 반대생활로 일관했다.

마침내 최후의 단계에서 ‘내가 나를 이길 수 없으니 하나님(부처님)이 오셔서 나를 이겨 달라’는 온전히 맡긴 바의 완성의 기도를 저절로 하게 되었는데, 그제야 비로소 여래의 비밀장인 이자삼점(∴)이 나온 것이다. <선불가진수어록>의 여래비장품에 ‘이 비밀장 가운데 들어가 안주한다’는 것은 삼존불이 삼위일체의 생미륵부처님으로 나투신다는 뜻이다. 또 생미륵부처님은 중생들을 구원코자 열반에 들어 묘한 감로를 내린다고 하였다.*   박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