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이해

         우리는 어린 예수가 저주하는 신,

         즉 악령을 지니고 있는 소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점은 기독교의 2천년에 걸친

         ‘예수에 관한 이해 - 성령잉태’를

          완전히 뒤집어 엎는 새로운 관점이 된다

정경(正經)이든 외경(外經)이든 성서를 읽어 보노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도 많다. 기독교인들은 대다수가 ‘일점일획도 가감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따르지만 과연 그럴까? 복음서들 중 어느 한권도 결코 단일한 재료로 구성되어 진 것이 없고 온갖 잡다한 것들로 뒤섞여 있다. 기술형식 또한 소설에서 드라마가 되었다가 넌픽션이 되었다가 우화로 끝나는 식으로 우스꽝스럽다.

유대교의 의식이 전편을 지배하다가 갑자기 의식 따위는 전혀 중요치 않은 사회였던 것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복음서의 중반부까지 등장하지 않던 인물이 후반부에 가서 어떤 설명도 없이 갑자기 익숙한 이름인 것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복음서들이 이처럼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까닭은, 거듭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책 제목처럼 단일한 사람에 의해 씌어진 것이 아니고 광범위하게 편집된 것이라는 데 있다. 저자가 여러 명인데다 편집의 과정 또한 수세기에 걸쳐 여러 사람의 손이 거쳐 갔음으로 정도 이상으로 변형되고 변질되었다.

사람의 아들 예수가 니케아공의회에서 신으로 추대되고 그를 신격화하다 보니 모친 마리아에 관해서까지도 신격화한 것을 우리는 <야고보복음서>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도마복음서>에서 우리는 예수의 어린시절에 관해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접할 수가 있다.  

예수의 유년기에 관한 기록은 주로 정통교회가 아닌 동방교회 쪽에서 많이 편집되고 사용되었다. 정통교회는 그러한 기록들이 예수의 신성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았기에 되도록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입장이었다. <도마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의 유년기는 공개되지 않는 것이 교회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966년에 발행된 백합출판사의 <신약외경>에 수록된 <도마복음서>는 도마의 기록을 기본으로 했다고는 하나 확실하지 않으며 6세기 이후에 정통교회에서 이단적 부분을 삭제하고 지금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누가 개작(편집)에 앞장섰는가에 대해서도 알 길이 없다. 어쨌든 현재 우리가 보는 <도마복음서>의 예수의 유년기는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이 기대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다. 

이스라엘의 철학자이며 예수의 12제자 중의 한 사람인 도마는 예수의 유년기의 일화들을  5세 때부터 시작하여 12세까지 적고 있는데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인 나 도마는 너희를 위하여 이 기록을 적어 우리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탄생하신 후 우리나라에서 어리셨을 시절에 행하신 기적을 이방사이에 일어난 형제들에게 알리고자 한다’(제1)

… 이렇게 하신 후 그는 연한 진흙을 가지고 열두 개 참새 형상을 만들었다. 요셉이 그곳으로 와서 그에게 소리를 지르며 ‘어찌하여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느냐’고 했다. 예수께서 자기 손뼉을 치시며 흙참새들에게 ‘자아, 가라’ 하셨다. 참새는 그 즉시로 울면서 날아갔다. 이것을 보던 유대인들은 놀라 그 본 바 예수께서 행하신 것을 저희 두목들에게 이야기했다.(제2에서)

과연 5살 된 예수가 흙으로 참새를 만들고 생기를 넣었을까. 이에 대하여 반신반의하는 사람이나 믿는 사람이나 다같이 어리석다. 흙은 결코 참새의 재료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흙으로 생물을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은 짝이 있다’고 한 이사야 선지자의 성경해석법(이사야서 34장 16절)과도 안 맞으며 ‘예수가 흙으로 참새를 만들었다’는 것과 ‘하나님이 흙으로 아담을 창조했다’고 하는 것이 짝이 맞다고 말할지 모르나 결코 그렇지 않다. 성경에서 ‘짝’이란 비밀한 것을 맞추는 것으로 예를 들어 ‘하나님의 하루는 천년과 같고’와 ‘엿새 동안 일하시고’에서 ‘하나님께서 6천년 동안 일하셨다’로 유추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마는 완전히 거짓을 기록한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예수가 흙참새를 만들면서 살아있는 참새를 몇 마리쯤 잠시 기절시켜 두었다가 나중 흙참새를 뭉개어버리면서 기절시켜 두었던 참새를 깨워 날려 보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겨우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그런 권능과 더불어 사악한 꾀를 낼 수가 있을까? 그러나 예수에게는 그것이 가능했다.

… 예수께서 그 한 짓을 보시고 성내며 저에게 말씀하셨다. ‘악하고 경건치 않은 어리석은 놈아, 연못이 네게 무슨 해가 되느냐. 또 물이 네게 무슨 관계가 있느냐. 보라 네가 그 서 있는 자리에 마른 나무같이 되어 잎도 뿌리도 열매도 생기지 않으리라’ 하시니 그 아이가 그 즉시 마른 것이 되었다(제3에서)

… 한 아이가 와서 그와 부딪히며 어깨를 쳤다. 예수께서 성내어 저에게 말씀하시되 ‘너는 지금 온 길을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 아이가 즉시 죽어 넘어졌다. 이것을 본 자가 ‘이 아기는 어디서 낳는가, 말하는 대로 모두 실현되었다’ 했다. 죽은 아이의 부모가 요셉에게로 와서 책망했다. 당신은 그 아이에게 저주하지 말고 축복하는 일을 가르쳐라. 저는 우리 아이를 죽이고 있다’ 했다(제4에서)

… 이렇게 하여 그를 비난하던 자는 소경이 되었다. 이것을 본 자가 크게 두려워하고 또 무엇에 홀린 듯이 마음이 혼미하여…아기가 크게 성내어 저에게 말씀하시되…(제5에서)

제3과 제4와 제5에서 공통되는 기록은 ‘예수가 성을 내었다’는 것과 ‘예수를 성나게 한 상대가 죽거나 소경이 되는 저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린 예수가 저주하는 신 즉 악령을 지니고 있는 소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점은 기독교의 2천년에 걸친 ‘예수에 관한 이해-성령잉태’를 완전히 뒤집어엎는 새로운 관점이 된다.

… 수일 후 예수께서 어떤 집 2층에서 놀고 계시더니 그와 함께 놀던 어린아이 하나가 집 위에서 떨어져 죽었다. 다른 아이들은 다 도망했으나 예수는 홀로 고요히 서 계셨다. 죽은 아이의 양친이 와서 예수를 책망하며 그를 어르고 다잡았다. 예수는 뛰어내려 아이 시체 곁에 서서 큰소리로 ‘제노아야 일어나 내게 말하라. 내가 너를 밀어 떨어뜨렸느냐?’ 하셨다. 아이는 즉시 일어나서 ‘주여 결코 아닙니다. 당신은 나를 떠민 것이 아니라…’(제9에서)

이 대목은 당시의 기록자(혹은 편집자)가 얼마나 부정확하게 기록(또는 편집)했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어린아이가 죽었고 예수가 일어나라고 하자 일어났다고 적었는데 아이는 죽지 않았다. 죽으면 다시 살지 못하는 것이 성경의 기록인바(욥기서 14장 14절 참조)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고 잠시 기절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잘 살펴보았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을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또 ‘예수가 살렸다’고 적고 있다. ‘살렸다’ 보다 ‘깨웠다’고 해야 정확한 것이다.

그런데 2층에서 놀고 있은 것은 아이와 예수 둘 뿐이었다. 다른 아이는 아래에 있었으며 그들은 떨어진 아이의 부모에게 사태를 전했을 것이다. 다들 도망만 갔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해석이며, 제노아의 부모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예수를 다잡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아마도 예수는 제노아를 밀어서 떨어뜨렸을 것이다. 예수는 제노아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능을 자랑하려 했을 것이다. 제노아는 일어나서 예수에게 ‘주여, 결코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어린 제노아가 자기 또래의 예수에게 ‘주여’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색하다. 왜 그랬을까.

누가복음 11장 20절에는 ‘그러나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라는 기록이 있다. 예수의 권능은 사실은 하나님의 손이 아니라 바알세불과 같은 우상(악령)의 손이었던 것이다.(계속) *   이근숙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