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도로의 절대권력인 자동차에 의존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걷기. 우리는 오늘 10분 거리의 동네 시장에도 자동차를 이용함으로써 걷기를 잃어버린 현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에 역행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걷기의 중요성을 깨닫는 사람들. 그들은 걷기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살아난 프랑스인 세실가테프씨. 갑상선 이상으로 짧은 거리를 걷는 것도 힘겹던 그녀가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은 다시 예전처럼 걷는 것이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피나는 노력으로 그녀가 비로소 자연스럽게 걸었을 때 갑상선도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말한다. 걷기란 삶이라고.

또 잇따른 불행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만보 석진호 씨. 갑작스런 암 선고, 그리고 이어진 교통사고로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 아픔을 겪어 자살이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그의 삶은 걷기와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 잃었던 삶의 의욕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그는 말한다. 걷기는 인생의 종합선물세트라고.

그렇다면 걷기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긍정적 영향을 가져오는 것일까? 의료전문가들이 말하는 걷기의 효과는 심장마비 위험 37% 감소, 유방암 확률 20% 감소, 장암에 걸릴 확률 50%감소, 우울증 치료 등이 있으며 소식과 함께 노화방지의 2대 비결로 꼽고 있다.

또 걷기는 건강뿐이 아니라 인간의 영적인 측면에서도 큰 성장을 이루게 한다. 장자크 루소는 자신의 저서 고백서에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긴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라고 했을 정도로 걷기에서 시작되는 사색을 중요시 했다.

때문에 선진국 프랑스에서는 걷기를 청소년 범죄자 갱생프로젝트에 포함할 만큼 걷기 효과를 입증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걷기를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소홀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70%가 잘못 걷고 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 교수는 한국인의 2/3정도가 비정상적인 보행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관절염, 허리와 목의 통증을 안고 살아간다. 또 나이가 젊고 어리다면 더 중요한 문제다. 대구 영신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척추검사를 해본 결과 1/3정도가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한 척추이상을 보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걸어야 올바르게 걷는 것일까? 영동세브란스병원 문재호 교수가 말하는 올바른 걷기 방법은 바로 4박자 걷기다.

1. 발 뒤꿈치부터 바닥에 접촉한다.

2. 발바닥을 바닥에 접촉한다.

3. 발까락 부분만 바닥에 접촉시키고

4. 한쪽 발을 바닥에서 때는 것.

이 모든 과정을 발을 바닥에 굴리듯한 느낌으로 걷는다. 이것이 박사가 말하는 올바른 걷기 방법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걸으면 발은 점점 평발이 되거나 기형화 된다. 또 척추의 추관판이란 곳은 걷기를 해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즉 걷지 않는 자체가 척추에 염증을 유발시키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걷고 있다. 걷기 대회만 2500회를 열고 있는 일본 새해 첫날, 동경에서 열린 걷기 대회에는 천여 명의 걷기 마니아들이 몰려 기분 좋게 한해를 시작하며 걷기 인구만 1500만 명의 나라인 프랑스는 4명 중 1명이 긴 산책을 하듯이 걷는 운동을 뜻하는 ‘걷기 랑도네’를 즐긴다.

일본의 워킹협회 회장은 말한다. “자동차는 영구차이며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두 다리에게 건강을 부탁할 때다.*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