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Bible)이란 말은 그리스어 비블리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작은 책들’을 가리킨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삶에서 저마다 표준으로 삼고 있는 내용들을 모아서 격의 없이 묶은 것인 만치 바이블의 종류는 정말로 많았다.

바이블 가운데 외경은 정경보다 훨씬 수가 많은데 외경이라고 해도 정경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었다. 정경만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보충해 주고 정경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놀라운 기록들도 상당히 많았으므로 당시에 외경의 인기는 상당했다.

성경이 기록되고 편집된 역사를 살펴볼 때에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콘스탄티누스의 개종이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최초의 황제며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로마를 그리스도교화 하는데 앞장선 위대한 인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헨리 채드윅은 그의 저서 <초대교회사>에서 콘스탄티누스에 관하여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콘스탄티누스는 자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숭배하였다.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그의 이해는 결코 분명하지 않았으며 그는 오로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라고 확신하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태양신 미트라의 숭배자였던 그가 어떤 연유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게 되었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전해 내려 오는 설화가 있다.

콘스탄티누스황제가 로마침공을 준비하고 있던 어느날 문득 하늘에서 크게 소리가 있었다. ‘내 이름으로 정복할 것이다’라는 음성의 주인공은 바로 예수였다. 그는 하늘에 뜬 십자가의 형상도 보았다. 다음날 콘스탄티누스는 싸움에서 대승하였고 로마의 유일한 황제가 되었다.(당시의 로마제국에는 여러명의 황제가 존재했다)

이후 콘스탄티누스황제는 그리스도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가 박해했던 이교도들도 자연히 그리스도교도로 흡수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그가 특별히 은혜체험을 하여 그리스도교도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의 아들 그리스프스와 장인 미키시미안을 살해했고 그의 처를 열탕 속에 밀어 넣어 죽이기도 했으며, 음식물을 도둑질한 노예의 입에 납을 녹여 붓는 형벌과, 가난한 자는 자식을 팔아도 된다는 법을 정하기까지 했던 폭군이었다. 그러한 그가 그리스도교를 인정한 것은 그가 교활한 정치가였다는 것 외에 더 타당한 이유를 댈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이 정복한 로마제국을 묶을 이념이 필요했고 강력한 종교가 필요했다. 당시의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다양한 종교를 믿고 있었고 유대교, 기독교의 분파도 상당히 많았으며 사람들은 모이면 확신없는 이론들로 논쟁을 벌이기 일쑤였던 것이다.

알렉산드리아 출신 수도사 아리우스는 ‘예수는 위대한 인물이지만 결코 신은 아니다’고 했고 또 다른 주교 중에는 ‘예수는 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아타나시우스주교는 ‘예수는 신인 동시에 인간’이라고 아리송하게 말했다. 콘스탄티누스황제는 그들의 논쟁을 잠재울 필요를 느끼고 로마의 모든 주교들을 소집했다. 그때는 예수 사후 약 300년이 되었을 때였다.

그렇게 하여 니케아 해변에 있는 리조트에서 공의회가 소집되었고 주교들은 콘스탄티누스황제의 의도대로 선언문 형태의 <니케아신조>를 발표하게 되었으며 이후 주교들은 성서 편찬을 합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니케아 공의회가 있은 6년 후 유세비우스는 콘스탄티누스의 지시대로 양피지에 18종의 바이블을 묶어 50권의 양피지 성서를 만들어 제국 내 교회에 배포하기에 이른다.

 <애굽인복음>에서  예수는 느닷없이 ‘씀바귀는 먹지 말라’고 한다

   밀실에서 씀바귀를 잡수시고 완성자가 되신 구세주님은 진작부터

외경을 통해 예수의 간계를 알아차리셨던 것이 아닐까  

예수의 인간성과 신성을 투표- 실은 의도된 것이었지만- 로 결정한 니케아공의회와 이후 최초의 성서 편찬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을 살펴볼 때에 두가지 유념할 일이 있다. 첫째는 아타나시우스주교와 아리우스의 대립이다. 이는 초대교회에서의 은혜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을 뿐더러 그들이 과연 종교인들인가 하는 데에 의문을 가질 정도로 사악하고 폭력적이었다.

콘스탄티누스는 니케아에서 아타나시우스파(니케아 신조파)의 손을 들어주었고, 아리우스, 유세비우스 등을 추방했다. 니케아 이후 10년 동안 콘스탄티누스는 아리우스파와 니케아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했으나 결국은 아리우스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335년 아리우스는 결국 복권되었고 아타나시우스는 도망자 신세였지만 하늘의 뜻인지 정식복권 바로 전날 아리우스가 사망했다. 니케아파에서는 하나님의 천벌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독살했을 가능성이 크다.

콘스탄티누스가 죽은 후 제국을 계승한 두 황제, 서방황제 콘스탄스는 니케아파였고 동방황제 콘스탄티누스2세는 아리우스파로써 해묵은 논쟁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면서 보복과 살해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종교사를 이어갔다. 이러한 콘스탄티누스가 ‘니케아 종교회의는 하나님의 결정이다’고 세상에 선포한 공적이 있다 하여 카톨릭에서 성인으로 추서한 것은 정말 넌센스다.

하여튼 325년 니케아 회의 이후 381년 테오도시우스의 법령 발표까지의 50여년 간은 피로 얼룩진 교리 논쟁의 역사였고, 삼위일체론과 카톨릭의 성모숭배 사상 등도 대립과 타협의 결과물이었을 뿐이다.

둘째, 콘스탄티누스대제는 성서의 내용 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는 그때까지 정식 기독교도가 아니었고-그는 임종 직전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는 주교 유세비우스로부터 세례를 받았다-오로지 제국의 통치이념에만 몰두한 정치인이었다. 성서편찬의 책임을 맡은 유세비우스는 종교적, 철학적 기준보다도 사회통치적 필요에 부합하는 내용이 우선시되도록 지시받고 그대로 움직였다. 물론 자신의 의도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비열한 방법으로 공인되고 문서화되어 내려온 성경과 기독교가 온전할 리가 없다는 것이 오늘날 외경에서 더 많은 진리를 발견하고 있는 성서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성서학자 다니엘 스미스는 ‘주일학교에서 배운 사람이라면 가인이 결혼하고 자손이 번창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체 가인의 아내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궁금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오늘날의 성경이 주일학교 학생의 수준도 맞추지 못한다는 비아냥거림이 있는 것이다.

구세주님의 쳬계적이고 논리적인 말씀과 또 외경의 분명한 기록에 의해 예수는 성령으로 잉태되지 않았으며 로마군인 판텔라와 마리아 사이의 사생아임을 알고 있는 우리들에게 외경 <애굽인복음>의 1장은 지적 매력을 담뿍 가지고 다가온다.

…살로메가 말하기를 ‘언제까지나 죽음은 세계를 지배할 것입니까’ 주께서 대답하시되 ‘너희가 아이를 낳는 한’. 살로메가 아이 낳는 것을 허락하시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러면 내가 아이 낳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였습니까’ 하니 주께서 대답하시다. ‘어떤 *초본이라도 먹으라. 다만 씀바귀는 먹지 말라’.…   *草本

‘주께서’의 ‘주’는 예수며 ‘너희가 아이를 낳는 한’이라고 말하는 그는 지혜롭다. 그러나 공중신(마귀신)을 받은 예수는 장차 오실 그분(구세주)의 영광을 가로채는 대언자(代言者)일 뿐이다. 살로메가 재차 묻자 예수는 난처해진다. 아이를 낳지 말라고 말하면 대가 끊어지고 말세가 될 것이며 낳아라고 하면 그 또한 죽음의 세상이 계속되는 것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예수는 느닷없이 ‘씀바귀는 먹지 말라’고 한다.

악신(예수)에게는 잔꾀가 있었다. ‘동방의 땅끝 땅 모퉁이’에서 진짜 메시아가 오시고 그가 밀실에서 연단을 받으실 때 맛있는 고기는 외면하시고 씀바귀만을 잡수시고 <반대생활>로 일관하시게 되실 것을 알고 분명한 말로 예언하며 간계를 부리고 있다.

구세주님은 청년기에 성경을 독파하시고 그 모순을 진작 깨달았다고 하셨다. ‘씀바귀를 잡수시고 완성자가 되신 주님’은 진작부터 외경을 통해 예수의 간계를 알아채셨던 것이 아닐까.(계속)*   이근숙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