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지난 10월에 제작된 MBC 스페셜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에 관한 방송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인간은 대화 중 어떤 정보를 더 우선시하고 또 어떤 정보는 보다 가볍게 평가하는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은 대화를 통해 내용을 전달할 때 목소리가 38%, 표정 35%, 태도 20% 등 말하는 내용은 겨우 7%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무슨 말을 하든지 목소리가 3분의 1이상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목소리는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사례로 말을 할 때 말이 자꾸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 장애를 갖고 있는 부동산 업자 정 모씨. 자신의 이런 목소리 때문에 손님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하는 부동산 정보에서 오히려 띨띨해 보인다는 말까지 듣는다고 한다. 더욱이 계약체결에도 어려움이 많은 건 두말할 것 없고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역시 서울의 한 텔레마케터 3년차의 이 모양은 편안하고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 평가된다. 그런 이 모양의 계약체결 성공률은 상당한 규모의 회사 내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전문가들은 목소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종류만 약 200여 가지가 넘는다고 말한다. 스텐퍼드 메디컬 센터의 K.이즈뎁스키 교수는 목소리에 많은 정보가 담겨있으며 대상의 지위나 행복, 실망, 우울한 감정 등이나 현 몸의 상태나 정신적인 상태의 정보들까지 담고 있다 한다.

이 말은 곧 목소리는 상대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고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는 곧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그 예로 채용포털 커리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인사담당자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시 응시자의 목소리가 채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92.7%에 달해 목소리가 취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소리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그렇다면 좋은 목소리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좋은 목소리를 갖고 싶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은 목소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전하는 좋은 목소리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가 바로 좋은 목소리다’라고 말했다.

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선호하는 목소리로 판단되는 소리는 공통적으로 이런 특징들을 갖고 있었다.

성격 요인은 활발하고 외향적이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선호하였고 매력적인 측면에서는 상냥하고 따뜻한 목소리를 선호했다. 또 목소리의 물리적 특성에서 보면 가늘고 약간 고음이고 너무 무겁지 않은 목소리를 선호한다고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이런 좋은 목소리로 평가되는 목소리는 약간의 트레이닝을 통해 얼마든지 교정하고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위에 소개되었던 서울의 부동산 업자 정 모씨는 이후 약 2개월간 목소리 교정 트레이닝을 받고 눈에 띄게 목소리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보다 더욱 변한 것이 있었다. 목소리를 통해 변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사람들과 대화하고 말하는 태도였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밝아졌다고 확신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제 목소리도 디자인하는 시대라고.*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