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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머금은 산에 오랜만에 오르니 숨을 들이실 때마다 상쾌한 공기가 몸 안에 스미며 마음까지도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익숙한 길임에도 시원한 흙내음은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찬찬히 가다보니 어느새 발걸음에 밟히기 시작한 밤송이들. 밤나무 주변을 보니 익지 못한 채 떨어져 겉껍질만 뒹구는 녀석도, 옹골차게 굵은 씨알을 품고 튼실한 가지 속에 있는 녀석들도 보입니다.
어릴 적엔 그저 맛있어서 주워오던 밤톨이었는데 밤이 갖고 있는 버릴 것 없는 효능을 알게 되며 재밌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5대 영양소가 가득한 것, 차멀미 날 때 생밤 씹으며 가라앉히던 경험, 옷감에 짙은 잿빛을 물들이는 재료로 제격이라며 밤송이 껍질을 부지런히 줍던 자연 염색가의 모습. 잠시 스치던 기억 속에 지금 다시 보니 밤송이 모습이 마치 사람이 여무는 모습같아 보입니다.
조금씩 익어오다가 어느새 자신을 둘러싼 가시돋힌 껍질을 탁, 탁 갈라내는 밤톨이 보여줍니다.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단단한 껍질은 내 안이 여물어 옹골차지면 그 단단한 힘으로 때가 되어 갈라져 버린다는 것을.* 정문이 기자
이 달의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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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제롬 프리외르>와 <제라르 모르디야>의 공저, 베스트셀러가 아닌 것은?
① 예수 전 예수 ② 예수 후 예수 ③ 예수 대 예수
*2면 상단 논단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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