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자존심이 너와 나를 구별하고  

민족과 민족을 대립케 하는 적그리스도이다

요즘 ‘네오콘’이라는 용어가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말이기도 하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창간 기념 특별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미국 앞에 가면 어린애 장난감'에 불과한데, 미국 네오콘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해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그것을 악용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네오콘이 무엇인지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서양 역사에 ‘중세암흑기’가 있는데, 흔히 유럽의 중세시대라고도 말한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린도전서 14:34)」는 구절을 곧이 그대로 해석하여 여성을 차별하는 봉건주의라든지 마녀사냥으로 피로 얼룩진 종교재판 그리고 ‘철학은 신학의 시녀다’ 는 논리로 학문과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이러한 형태는 예수교가 진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것은 기득권을 쥔 교회 수장들이 하나님의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하고 저지른 큰 잘못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2000년 3월 5일, 교황 바오로 2세는 중세 로마교회에서 저지른 십자군 전쟁에 의한 살육과 약탈, 종교재판에 의한 가혹한 고문 등 과거의 죄를 고해하고 참회한 바 있다. 중세암흑시대가 가톨릭의 산물이라면 오늘날 또 다른 암흑기를 조장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네오콘(neocons)이 아닌가 라고 의구심을 가져본다.

‘네오콘’이란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을 일컫는 용어로써 ‘힘 곧 정의’라고 믿고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이념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유태인 출신 스트라우스 정치철학교수에 의한 ‘미국적 민주주의에 반하는 체제는 모두 〈나쁜 체제〉로서 부정되어야 하는 체제이며, 이른바 모든 국가는 기독교의 근본주의에 입각해서 세워져야 한다’는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는 공산주의 이념을 제창한 자가 독일 출신 유태인(칼 마르크스)이라는 점과 ‘네오콘’의 이론 바탕을 제공한 자도 똑같은 독일 출신 유태인(스트라우스)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자는 구소련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공산화 과정에서 미·소 양대 진영의 군비경쟁으로 말미암아 핵전쟁의 공포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기독교화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충돌을 부채질하고 있다.

공산주의는 정도령님의 <5대 공약>대로 1990년대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때 공산주의 이념이 맹위를 떨칠 때에 지식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고,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하는 사유재산 제도를 철폐함으로 평등한 이상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사상이 소련을 비롯하여 동유럽과 중국 그리고 베트남과 몽고 등으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소득의 균등한 분배는 경쟁력과 창의력의 상실을 야기했고 결국 생산력 저하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공산국가의 경제는 빈곤에 시달리게 되었다. 결국 ‘신(神)은 없다. 이 세상은 물질 밖에 없다’는 유물사관을 기초로 하는 공산주의 이념은, ‘만물은 신(神)이다’는 정도령님의 진리말씀의 철장에 의해서 한순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하여 민주국가와 공산국가의 대립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한쪽이 자체 붕괴됨으로 지구인 삼분지이를 멸절시킬 수 있는 핵전쟁의 불씨가 꺼졌던 것이다.

구소련의 몰락 후 최대 수혜국은 미국이다. 군사 초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세계 질서를 주도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미국을 움직이는 핵심 두뇌집단이 바로 ‘네오콘’이다. 네오콘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극단적인 보수기독교인으로서 성경을 철저하게 세속적으로 해석하며, 심지어 부시가(家) 사람들은 현직 대통령을 ‘여호수아’라고 부르고 있는 데, 여기에는 그 옛날 이스라엘 민족이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여 이방인을 내쫓았던 것과 같이 오늘날 예수를 믿지 않는 나라와 싸워 이기는 지도자가 되어 달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1999년 한 잡지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40%가 ‘세계는 예수와 적그리스도의 아마겟돈(최후의 결전) 전투로 끝날 것’이라고 종말론을 신봉하고 있으며 이를 복음주의 개신교도에 국한시키면 무려 71%에 달할 만큼 미국 자체가 근본주의 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현직 대통령 부시는 기독교 근본주의에 가까운 복음주의 감리교 신자다. 자신은 하나님의 사자(使者)며, 대통령이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다. 일종의 ‘대권신수설(大權神授說)’이다. 아마도 부시는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종교적 대통령일 것이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는 예수’라고 말할 정도다. 백악관 아침회의는 기도로 시작한다. 부시가 백악관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일 가운데 하나가 성서연구회를 조직한 것이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성경의 무오류, 예수의 신성(神性), 처녀 탄생, 대속적(代贖的) 구원, 예수의 육체적 부활과 재림(再臨) 다섯 가지를 핵심 교리로 삼는다. 여기에서 벗어난 개인·집단·종교에 대해 관용(寬容)은 없다. 같은 기독교에 뿌리를 둔 가톨릭·동방정교·개신교 계통 신흥 종파에도 적대적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2003년에 이라크와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으며 다음해 2004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이 이라크 선교 사업에 나섰다. 인구 2,500만 명 중 97%가 무슬림인 이라크를 기독교 국가로 만드는 계획이다. 이라크를 시작으로 아랍권 전체에 기독교를 전파한다는 목표다. 미국 언론은 ‘영혼전쟁’이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무기로 싸우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2004년 11월, 부시가 재선(再選)에 성공하면 ‘기독교 성전(聖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정세 전문가들의 예상이 있었으며, 많은 미국인이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삼은 이라크 전쟁을 ‘새로운 십자군 원정’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 중세 암흑기에 로마교회가 행한 십자군 전쟁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미국의 네오콘이 주도 하는 전 세계의 기독교화를 위한 새로운 십자군 전쟁 역시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는 똑같은 죄악의 길을 반복해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의도를 성공시킬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은 성경의 주인공이 이 세상에 오셔서 친히 가르쳐주시게 되어 있다. ‘기름부음이 너희를 알게 한다’는 요한1서 2장 27절 말씀대로, 성령으로 거듭난 자가 성경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서연구회에 속한 자들과 네오콘이 기름부음을 받은 자가 아니라는 증거는 ‘세계는 예수와 적그리스도의 아마겟돈(최후의 결전) 전투로 끝날 것’이라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미국인들을 보아서 잘 알 수 있다. 양의 무리에게 꼴을 먹이는 목자와 같은 위치에 있는 네오콘이 예수를 믿지 않는 자를 모두 적그리스도로 간주하는데, 이 얼마나 성경에 무지한가!

‘인류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성경을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나’라는 주체의식이 지상의 천국건설을 가로막고 있고, 그 ‘나’라는 자존심이 너와 나를 구별하고 민족과 민족을 대립케 하고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적그리스도인 것이다. 성경말씀대로 나를 버리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을 뿐더러 지구촌의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당장 성경의 주인공으로부터 <나를 이기는 비결>을 전수받는 것을, 지금 나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부자가 되는 것보다 우선시한다면 그에게는 구원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이기는 자는 영원무궁토록 세상의 주인이 되지만, 나를 못이기는 자는 자신이 제아무리 부자이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제왕일지라도 삼신산의 불로초를 구하지 못한 진시황제처럼 제 명만큼 살다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