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스페셜 <환경호르몬의 습격1,2> -

 다음은 지난 9월, SBS 스페셜에서 2주간에 걸쳐 <환경호르몬의 습격>이라는 주제로 방영한 내용이다.

극심한 생리통의 30%가 자궁내막증, 원인은 환경호르몬

최근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통을 겪는 소녀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의학적으로 생리통은 자궁내벽을 두껍게 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 그런데 제작팀은 국내외의 여러 생리통 환자들을 만나면서 원인이 내분비 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왜냐하면 환경호르몬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것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환경호르몬은 자궁내막증 같은 부인과 질환도 일으킬 수 있는데 실제로 표본조사를 해 본 결과,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30% 정도가 자궁내막증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불임, 소외, 자살 등 사회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궁내막증 청소년이 고통과 주변의 몰이해에 지쳐 자살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리통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제작팀은 중증의 생리통을 가진 세 명의 여학생에게 환경호르몬 차단 실험을 실시했다. 플라스틱 그릇과 합성세제 대신 유리 혹은 도자기 그릇과 친환경세제를 쓰고 유기농 식품과 정수된 물만을 먹도록 한 것이다. 실험은 3개월 예정으로 진행되었지만 단 한 달 만에 피실험자와 제작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 세 명의 피실험자들의 생리통이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성의 몸을 가진 남자아이들, 원인은 환경호르몬

최근 전세계적으로 염색체 검사를 하지 않고는 남녀의 성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요도하열 증상을 가진 아이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90년대에 35만 명을 넘어섰고 우리나라도 1984년부터 1994년 사이 요도하열 발생비율이 2배나 증가했다. 미국의 한 소아과의사는 이를 두고 “남자가 여성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도대체 남자아이들의 성기가 점점 여성화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의 샤나 스완 박사는 플라스틱류에 많은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엄마들의 아이들일수록 여성화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환경호르몬이 남아 뿐 아니라 ‘여아'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여성'으로 만들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가령 8살 여아가 생리를 시작한다든지 2살도 되지 않은 어린 여자아기들의 가슴이 사춘기 소녀만큼 봉긋하게 되는 성조숙증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이미 전세계에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대학의 이벨리스 콜론 박사는 성조숙증 아동의 혈청에서 정상 아동의 최고 10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를 검출했다. 프탈레이트는 남성호르몬 방해물질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물질로서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거나 오래 사용하거나 할 경우 더욱 다량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젖병이나 투명한 플라스틱 그릇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에서 흘러나오는 비스페놀 A는 비만과 성조숙증을 야기시키며 합성세제에서 나오는 강력한 에스트로겐성 물질인 노닐페놀은 유방암을 야기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이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자연환경과 인간 모두에게 공격을 가하는 화학물질은 생산하지도 구매하지도 않으려는 양쪽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된 것이다.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수십년전부터 예언한‘도둑맞은 미래'의 저자 테오 콜번 박사는 말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11시 55분에 있습니다."*   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