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 하는 빛, 지난 3일 방영된 SBS 스페셜  <빛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도 생소한 빛 공해와 빛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독이 되는 빛> - 목포시에서 빛의 도시라는 계획을 세워 불과 1년 만에 만든 유달산. 언뜻 봐도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신 조명 덕택에 관광객은 늘어났지만 생태계는 벌써 위험한 조짐을 보인다.

하룻밤에도 뜨거운 조명아래 수백마리의 매미가 죽어가는 유선각, 밤에는 보이지 않던 지렁이 떼의 죽음부터 천연바위에 무분별하게 뚫은 구멍만 130개다. 과연 이 천혜의 자연을 후손들도 계속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경북 영천시의 한 마을. 보기엔 평화로워 보이는 이 들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었다. “잠을 자야 곡식이 되거든. 근데 가로등 때문에 잠을 못자니까 수정이 안돼서 알이 차질 않아." 농민들은 시청에 건의하여 벼가 수정되는 기간동안만이라도 가로등을 끄기로 결정했다.

그러면 이미 여러 가지 공해에 찌든 도시는 어떨까? 밤이 되면 더욱 밝아지는 동대문 쇼핑타운,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상가 내부의 밝기를 측정해보니 가정집의 무려 스무배를 넘고 있었다. 동대문 쇼핑타운에서 판매원으로 3년째 일하고 있는 김소영씨. “실내에 있으면 눈이 많이 아파요, 시력이 원래 0.8이었는데 지금은 한쪽이 -500까지 떨어졌어요."

세운상가에서 조명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재선씨. 과도한 조명아래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그의 증상은 어떨까? “호흡의 긴장도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과도한 긴장상태로 이미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잃어버려 두통, 소화불량 같은 병들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매년 세계적으로 빛 공해를 일으키는 조명에 낭비되는 돈은 무려 45억 달러,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구미 각국에서는 빛 공해를 심각한 환경오염의 하나로 지목하고 야간 조명에 대한 규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미국의 6개 주 그리고 칠레 및 호주에서 이미 빛공해에 대한 방지법을 제정했으며 체코에서는 야간조명 제한법률이 통과되었고 일본은 조명환경권장치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약이 되는 빛> - 일본의 사카다에 있는 한 치매치료 전문병원. 이곳에서는 햇빛을 쬐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 중의 하나이다. 또한 계절이나 기타의 영향으로 외부의 빛이 부족할 경우에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인공광 치료도 함께 받는데, 이 빛 치료가 주간의 활동성을 높여서 밤에 깊이 잠들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한편 미국의 암 협회에서는 자외선B가 유방암과 대장암,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성을 줄이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햇빛은 무조건 차단해야 한다'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빛의 효능에 무지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적당량의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골다공증, 불면증, 비만, 우울증까지 치료하고 암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그렇다면 약이 되는 빛을 올바르게 쬐는 방법은 무엇일까? 학자들에 의하면 계절로는 여름 전후, 시간적으로는 정오 무렵이 비타민 D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며 30분 정도 쬐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웰빙 조명, 감성 조명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지금, 공포와 죽음의 ‘빛 공해'로부터 생명과도 같은 빛을 지켜내기 위해서 이제 어둠이 필요한 곳에 어둠을 되돌려 놓아야 할 때이다.*   강민주 기자